대여점시대로의 회귀 의뢰(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회귀 그리고 검의 맹세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최현우, 17년 3월, 조회 251

장르문학이 대여점시대에서 스마트폰시대로 넘어오면서 새롭게 주류장르로 자리를 잡은 장르가 하나 있다. 바로 ‘회귀물’이라는 장르이다. 회귀물이란 어떠한 저항할 수 없는 어려움에 부딪친 주인공이 목숨을 잃게되는데, 그 순간 과거로 회귀하게 되어 그 문제에 대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내용의 장르이다. 장르소설의 주인공들에겐 독자들의 대리만족을 위해 ‘강함’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미래에 벌어질 일을 모두 알고있다.’는 설정이 굉장한 메리트로 작용한다. 그래서 회귀물들의 주인공들은 손쉽게 복권에 당첨되던가, 주식투자나 부동산투자로 큰 돈을 벌어들이거나, 자신이 죽음을 맞이했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이러한 ‘회귀물’들은 대여점시대의 주류장르였던 ‘게임판타지물’의 정신적 후속작이나 다름없는 장르이기에 여러 잔재를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VR의 HUD처럼 자기 눈에만 보이는 게임시스템이라던지, 모든 사물과 인물을 수치화하고 아이템화한다던지, 이제는 너무나 고착되어버려서 그에 대한 별 다른 설정이나 설명조차 없다. 이미 이전 주류장르였던 게임판타지물이 겪었던 장르고착화현상이 말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주류장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이 고착화다. 현 시점의 회귀물들은 예전 게임판타지와 거의 똑같은 행보를 걷고 있다. 속된 말로 ‘똑같은 내용에 등장인물 이름만 바꿔서 내 놓는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말았다. 사건전개고 플롯이고 너무다 전부 천편일률적이라 표절이라는 표현조차 우스운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자신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외면받을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이미 성공한 대세장르를 따르는 것은 작가 본인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으나, 그 결과로 웹소설시장은 또 다시 ‘양산형’이라는 멸칭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서론부터 회귀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필자가 이 작품 ‘회귀 그리고 검의 맹세’를 읽기 전부터 이러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 착각이었다. 이 소설의 서술방식은 최근에 유행하는 웹소설용 단막식 문체가 아니라, 과거 대여점 전성기 시절의 김정률 작가 등이 떠오르는 재대로 된 줄글이었다. 재대로 된 배경묘사도 있고 감정묘사도 있고 다름 사건 전개를 위한 암시도 있고, 과거에는 당연하게 보아왔던 이러한 요소들을 요새는 그런걸 갖추었다는 사실에 감격해야하는 현실이 조금 씁쓸하다.

글의 내용에 대한 리뷰는 스포일러가 되기에 밝힐 순 없지만…

…다.

마지막으로 가끔 등장하는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대사를 지적하고 싶다. 약간의 유머로써 휴식 같은 웃음을 선사하려 의도한 것으로 보이나, 웃음보다는 주로 작품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판타지 세계관에 몰입해있던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가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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