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레를 벗어난 인연의 꽃 공모 브릿G 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피를 머금은 꽃 (작가: 포그리, 작품정보)
리뷰어: 찌즈, 2월 14일, 조회 50

브릿G에서 많은 장르의 소설을 읽고 있지는 않지만, 문피아나 다른 곳에서 꾸준히 웹 소설을 탐닉하는 독자이자, 매번 그렇듯이 작가님의 소설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이번 공모전 이후에도 제 짧은 소견이 포그리 작가님이 원하시는 답변이 이루어질런지는 모르지만, 미흡하게나마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포그리 작가님의 피를 머금은 꽃은 큰 틀이 전쟁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피와 암투를 다루는 것 같은 요약과 다르게 그안에서 피어나는 소녀가 만들어가는 인연과 미묘하게 어긋나는 감정표현을 자체적인 세계관에 담는 소설입니다. 카라라는 주인공 소녀가 만들어간 인연이 틀에 박힌 것이 아니라 능력, 그리고 벗어난 개념에서 이끌어져 나간다는 것이 독창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포그리 작가가 써 내려가고 있는 소설이 가볍게만 즐길 수 있는 양산된 판타지 소설과 다르게 다루는 분야가 훨씬 넓은 범주이고, 그에 따른 낙오나 부족한 이입할 캐릭터, 오탈자, 문장의 오역, 혼란스러운 지명과 이름 등이 생기기 쉬운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점부터 짚어보자면 주체가 되는 감정선을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괜찮아. 

 

괜찮아. 라는 이 말은 카라가 시아에게, 시아가 카라에게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말입니다. 시작부터 이야기의 끝까지 괜찮다는 말은 수십번 반복되었고, 처음 한 번 글을 읽을 때는 ‘뭐 얘네는 왜 이렇게 똑같은 말만 반복하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이 말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괜찮아. 시아의 괜찮아는 언니를 향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언니가 자신을 두고 어머니나 아버지처럼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그 두려움을 지우기 위한 자기 암시의 말이죠. 카라의 괜찮아는 동생을 위한 마음이자, 자신이 하는 행동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말입니다.  둘의 괜찮아는 서로를 위하는 감정을 담았지만 동시에 서로의 진심을 감추는 무기로 쓰이고 있는 단어죠. 작가의 독특한 감정선이 부여되는 대화의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대화들을 주제로 꽃의 도읍까지 반복되던 감정은 그 회차를 건너면서 조금 더 견고해지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어째서 카라가 동생에게 그렇게 행동하는지, 동생은 어째서 카라에게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알게 해 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가장 장점으로 그 감정선을 뽑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산 노파, 사람들은 흰머리 산에 사는 거미를 그렇게 불렀다. – 꽃의 도읍 1  산노파 묘사 발췌 

 

두 번째 장점은 방대한 세계관입니다. 피를 머금은 꽃은 판타지와 서양의 과거와 동양의 역사와 언어가 모두 합쳐진 기묘하면서, 틀에 박혀있는 퓨전을 벗어나 작가 고유의 세계관을 완성하고있습니다.  그렇기에 처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낯설지언정, 그 기묘한 세계관에 적응한 사람들에게는 존재감으로서 궁금증을 유발하는 존재가 많아지는 소설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산 노파 입니다. 처음에는 하얀 옷을 입은 자가 산 노파일까, 산을 지키는 사람을 산노파라고 부르는 걸까? 하고 이름만 등장하는 이가 산 노파입니다. 그렇지만 뒤로 갈수록 정체가 드러나게 되면서 그 순간 그전부터 완성된 상상을 부시고, 작가가 만들어낸 캐릭터성에 놀라게 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케이레스의 늑대 라던가, 피갈퀴, 독마귀 같이 뭉그러트려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많은 요소와 그것을 표현하는 묘사들은 충분히 세계관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들입니다. 양산되어가는 판타지 소설계에서 포그리 작가님이 기대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바른 것은 질서입니다. 땅이 있기에 산이 바로 서고, 산이 있기에 강이 흐름을 얻으며, 또 강이 있기에 땅이 목을 축이는것 입니다.-혈루2 발췌

 

그것은 찰나의 한순간일 뿐, 햇살이 기울어질 때마다 그 모든색이 흐르듯 얽히며 변해갔다. -혈루5 발췌 

 

세 번째 장점은 작가가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문장입니다.

예전 리뷰에서도 표현했다시피, 포그리 작가의 독창적인 문장은 여전히 어지러우면서도, 기묘하게 전개되는 감성을 다루고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두루뭉술하고 사실적이면서, 환상을 담은 묘사는 보는 독자로 하여금 상황이나 말에 대한 느낌을 생각하게 되고 조금은 철학적인 의미를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읽으면서도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담았을까? 눈앞에 그려지지는 않지만, 상상을 부추기는 묘사로 담아내고자 하는 문체는 다시 리뷰를 작성하는 시간에도 꽤 훌륭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에도 말씀드리다시피 소설은 그렇기 때문에 몇번이고 반복해야만 내용이 들어오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독자인 제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저는 한 파트당 3번씩은 읽어가면서 넘어갔고 꽃의 도읍은 읽으면서 이전 파트도 다시 복습하느냐 많은 시간이 걸린 소설이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사투리와 한번쯤은 언급되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특수한 지형과 지명, 그리고 호칭 그리고 작가 특유의 노년 미를 담으려다 실패한 개그 요소 등이 읽는데 조금 어려움을 나타내게 하였습니다.

 

이런 난이도 높은 설정에 가장 큰 단점으로 따지면 초반에 감정을 이입하여, 독자가 주인공이나 다른 이들을 바라볼 시야의 부재가 아닐까 합니다. 궁금증을 유발하고, 조심스럽게 책에 빠져들 인물의 부재라는 뜻이죠. 카라는 분명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주인공이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독자가 감정을 공감하기에는 지나치게 어려운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개성은 뛰어나지만 말이죠.

카라 외에 그렇다면 저희가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누가 있을까요? 초반에 지나치게 나약하고, 어린아이이자 짐 같은 존재처럼 부각되는 시아일까요? 룬달의 도깨비이자, 속내를 잘 알 수 없는 서륜이나 한 시대의 영웅이자, 카라가 나설 수 있는 뒷배이고 훌륭한 가로스 일까요?  시아의 경우에는 점차 감정표현이 고조되고, 카라와의 갈등선이 명확해지는 순간부터는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고, 그렇기에 작가가 설명하는 감정선을 알기 쉽지만, 초반에는 카라 외에 뚜렷하게 주목받는 주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초반에 뒤에서 나오는 수려의 역할을 할만한 캐릭터가 초반에도 존재한다면 분명 초반에 이해가 조금 쉽게 풀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방해가 되는 요소는 하나 더 작가만이 알고 있는 전개의 흐름이 독자로 하여금 당혹감을 준다는 것도 있습니다.

 

카라는 침대에서 일어나 장교들 사이로 걸어 나갔다. 몇몇은 움찔거렸고, 대부분은 동그랗게 눈을 떴으며, 한 명은 남몰래 식은땀을 흘렸다. – 봉화 5 발췌

 

초반 가로스의 호의를 등에 업은 카라가 장군들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가로스는 무엇을 믿고 카라를 등용했을까요? 봉화 뒷부분에 가면 가로스의 호의가 어떻게 된 것인지, 작게 묘사되지만 가로스의 호의 외에 장군들의 믿음을 어떻게 표현 되는걸까요? 그저 가로스를 믿기에 천애 고아인 작은 여자아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고 표현되는 일련의 사건이 전체적인 이질감을 느끼게 합니다. 물론 가로스의 경고가 두려웠을 수도 있지만, 완전하게 믿기에는 오히려 카라 쪽이 더 세작같이 느껴질 수도 있는 장면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부분들을 이질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주 아이라스, 녹원공 바라한의 둘째딸이자 흑아제 하탄의 일흔 한번째 어사관입니다. – 수라3 발췌

 

다른 예시를 들자면 수라 부분에서 표현되는 겨울지기들을 죽이는 카라의 먼치킨 요소라던가, 카라의 거짓말에 속아버리는 어수룩한 중견 악역들의 존재들 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연기라고 할지언정, 그동안 꽤 오랜 시간 방해가 되었던 세력이 카라의 연기에 속아서 목을 내주는 전개 말이죠. 카라의 능력으로 사건을 그저 넘어가 버렸다. 하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은 이질적이면서도, 소설의 장르가 능력자 배틀물인가 하는 착각에 들게 합니다. 그 외에는 등장에 비해 초라하게 소모 대는 조연들 같이 작가님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이유와 사연이랄까 전개의 이질감이 사건들이 몇 가지 설명되지 않고 스스로 마무리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제 사적인 평은 여기까지가 끝입니다. 피를 머금은 꽃은 1부라고 불리는 편수가 끝난 것 뿐입니다. 아직 카라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 작가님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감정을 담아내실지 기대되는 소설임이 분명합니다. 흡인력 있는 도입부나 기대되는 초반부, 이해가 쉽고 접근성이 강한 작품은 아닐지언정, 현재까지 완결된 부분인 말라비틀어진 하늘까지의 결은 훌륭한 전개이며, 창작한 세계에 대한 확신과 판타지 소설로서의 작품성은 꽤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 분명 다듬어야 할 부분도 존재하지만, 작가님이 꾸준히 연재하시면서 지금처럼 리뷰와 피드백을 통한 그리고 고뇌로 수정하고 연재해 나가신다면 웹 소설로서도 훌륭한 작품이 될 거라고 믿으며, 앞으로의 연재도 꾸준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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