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별 볼일 없는 글솜씨에 자꾸 리뷰를 쓰게 되는데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제 리뷰는 서평이라기보단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봐주시면 좋겠다는 바램이 담긴 추천글에 가깝다는 걸 감안해주시고 봐주셨음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이 글은 아주 짧습니다.
제 단편의 미학에 부합하는 아주 산뜻하고 깔끔한 소설이에요.
그리고 글에 쓰인 단어와 문장들이 더욱 상큼합니다. 덧붙여지거나 쓸데 없이 얹어진 부분이 없이 머리 속에 직선으로 들어와 박히는 청량감이 있습니다.
호러 판타지라고 장르를 적으셨는데, 호러의 분위기보다는 일상판타지(?)라 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어느 날 갑자기 눈 안에서 식물이 자라기 시작한 주인공.
겁도 나고 어떻게 될지 걱정도 되는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주인공을 두럽게 하는 건 주변의 무관심입니다.
여기서 주인공은 세상의 무관심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인식 부족을 염려하는데 저는 이 부분이 이 글의 가장 매력적인 문장이라고 생각됩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 이 세상의 규칙이 하나 더 생겼나?
안과의 담당 의사도 주변 사람들도 주인공의 눈에 생긴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건 여느 판타지소설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지만, 작가님은 비일상적인 기현상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현대인들이 세상을 대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싶으셨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주인공이 겪고 있는 현상은 비현실적이지요. 그런데 주변의 무관심이 주인공의 상황을 자신이 받아들여야 하는 자신만의 현실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점차 그 비정상에 익숙해져가게 되지요.
우리는 SNS같은 범세계적인 소통창구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보이고 평가받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세상의 다수에게 비정상적으로 보일 때 우리는 세상의 평가를 받아들여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의 주인공처럼 반대의 상황에 놓인 경우에도 마찬가지겠죠.
독자님들은 어떠신가요? 내게 세상의 법칙에서 벗어난 일이 벌어졌을 때, 주변에서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이 글은 글 자체의 재미 외에도 많은 감상을 낳게 할 만한 깊이 있는 단편이라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족한 리뷰를 남깁니다.
아무쪼록 작가님께서 이런 번뜩이는 작품들을 더 많이 팍팍 계속 써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