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짜리가 만든 나비효과 감상

대상작품: 비대한 영혼 (작가: 깐설탕, 작품정보)
리뷰어: 글포도, 18년 8월, 조회 33

먼저 난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동수란 남자가 얼마나 간절한지는 잘 모른다. 담뱃값에서 100원이 모자란 지폐와 동전 뭉치를 편의점 계산대에 그것도 어여쁜(?) 이성에게 부끄럽지도 않게 그냥 내밀게 만든 건 어쨌든 땡기는 니코틴에 대한 간절함 때문일테지. 뭐 아는 사람은 알고 슬몃 미소를 지을 테지만.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때까지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야기를 읽고 있었다. 하찮다면 하찮은 100원. 그 100원이 불러온 끝의 참사 수준의 결말을 본다면 이건 뭐 나비효과는 저리 가라 할 만하다. 사소함이 부른 엄청난 참극. 그러나 삶은 변화가 없고 심지어 계속 될 것이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동수씨다.

 

다 읽고 나서 이 남자에게 소리치고 싶었다. 그러니까 담배를 끊던지 평소에 돼지저금통이라도 배불리 채워놓던지 쫌! 평소에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서 달리기라도 잘하든지 그럼 손목 안 잡혔을 거 아냐 (이건 아닌가?) 거울 보고 연습해서라도 말솜씨를 늘려 편의점 직원의 마음이라도 움직여 보던지. 차라리 하하 웃으며 그 직원이 그냥 가세요 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이 웃기면서도 안타까운 동수씨의 어떤 날이 궁금하다면 소설을 읽으시라. 더 이상의 스포는 하지 않겠다.

 

우선 이 소설은 재밌다. 짧은데 슬쩍 미소 짓고 단박에 읽어 내려 갈 수 있고 인물들의 대화는 은근 쫄깃쫄깃하면서도 위트가 있다.  게다가 동수라는 캐릭터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이 상황을 더 부각시키며 이야기에 몰두하게 한다. 그리고 끝에 남는 것은 단지 동수라는 한 캐릭터만이 아니라 쓸쓸하고 안타까운 감정 한주먹이다.

 

편의점 직원과 동수의 대화도 재밌지만 편의점을 나와서 100원을 대신 내준 남자와의 대화도 흥미진진하며 재밌다. 어이없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싶은 상황을 능청떨며 이해시키는 서술이 깔끔하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뭐? 그랬다고? 분명히 내가 읽고 있었음에도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동참해버린 채 말릴 틈도 없이, 벌써 당해버린 동수씨 옆에서 함께 멍청해져 있고 만다.

 

킥킥거리는 느낌으로 얜 뭐야? 하면서 읽어가다가 만나게 되는 건 동수의 자조 섞인 마지막 말과 함께 남아 있는 진한 페이소스 한웅큼이다.

아 잉여인간은 이래 저래 불쌍하고 안타깝다. 그와 더불어 금연 캠페인을 한줄 첨가하면 작가님이 싫어하려나?

 

자 여러분, 동수처럼 안 되려면 담배를 끊읍시다!!!  (이, 이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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