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덫이 필요했던 낙천가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쥐를 잡아 (작가: 조나단, 작품정보)
리뷰어: 글포도, 18년 8월, 조회 68

미키마우스가 아무리 귀여워도 톰과 제리가 쫒고 쫒기는 장면을 깔깔거리며 보고 자랐어도 쥐는 무섭다. 진짜로 보면 정말 무섭다. 다람쥐는 귀엽긴 하지만 그냥 미끈한 꼬리를 가진 쥐는 그냥 보기만 해도 징그럽고 무섭다.

쥐는 옛날부터 인간에게 하등 쓸모없는 생물이었다. 병이나 옮기고 음식을 망치고 정서를 심히 해치는 비위생적이고 불결한 존재로 잡아 없애야 할 무엇일 뿐이었다.  현대에 와서야 겨우 쥐의 쓸모는 저 실험실에서나 발견되고 있긴 하지만.

한 남자가 쥐를 잡겠다고 나섰다. 자발적인 것도 아니고 본인도 역시 쥐를 무서워하지만 기세 등등한 아내에게 등떠밀려 쥐가 사는 부엌에 갇혔다. 그는 천하태평 달국씨. 두부김치와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행복하다고 말하던 그 달국씨다. 그는 정말 행복한 남자인가,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나이다.

다른 리뷰어분이 쓰신 것처럼 <운수좋은 날>의 김첨지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 시절로부터 아주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가난한 가장들의 비극적인 상황은 여전한 모양이다. <배따라기>에서 쥐 한마리 잡으려다 가족이 풍비박산 난 경우도 보았기 때문에 쥐를 잡으라고 할 때부터 뭔가 불길한 예감은 없지 않았으나 또 그와는 다른 소설이다. 마지막 장면은 왠지 엘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을 때와 같은 느낌도 없지 않다. 원래 잘생긴 사람은 이 사람 저 사람 다 닮은 것 같은 법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만의 독특함이 분명히 있고 술술 잘 읽힌다.

이미 오래전부터 올려져 있던 작품인데 이제서야 발견하고 리뷰 하나 추가해본다.  나처럼 아직 발견 못한 독자들도 있으리란 생각에. (리뷰가 뜨면 메인에 뜨기 때문이에요. 다른 의미는 아닙니다.)  좋은 소설은 더 많이 계속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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