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동 폐아파트>는 요즘 유튜브 알고리즘에 자주 보이는 폐가 체험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폐가나 흉가 체험은 위험하지만 현실적인 스릴을 제공하고 모험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일상과 다른 장소를 제공한다.
익숙하지만 폐허가 된 공간들은 예전과는 다른 맥락이 생겨난다. 옛날의 사건들과 기억들을 가지고 있는 장소들은 사람들에게 그 자체로 재미있는 가십이다. 더군다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퇴색된 세계, 망해버린 옛 장소들이 제공하는 쓸쓸한 그리움의 감각은 사람들이 원하는 스릴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장소에 나타나는 괴기스러운 모든 상황들은 사람을 익숙한 공포로 몰고간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이 또 다른 이야기로 통하는 입구라면?
누군가는 그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체험을 하고 강제로 기억을 잃고 있는 거라면?
이 여자의 이야기는 또 다른 영훈을 만나게 되기도 할까?
공포에 덧씌워진 과거의 그림자들은 갑자기 오늘 새로워지고 막 태어난 것처럼 싱싱하다. 그 안에 갇혀있는 인간과 닮은 것들은 정말 홀로그램일까? 인간의 정서를 가지고 인간의 말을 하지만 끊임없이 과거에 갇혀서 반복되는 것들은 유령처럼 섬뜩하다.
유행하는 소재들이 맞물려 더 재미있는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이어져온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조금 더 길게 보고 싶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