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결말 공모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요? (작가: 서승원, 작품정보)
리뷰어: 루주아, 18년 7월, 조회 120

사이코 패스가 나오는 창작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사이코패스다! 라고 하는 순간 결말이 정해지기 때문이에요. 공감능력의 결여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 그리고 자신이 ‘다른 인물’ 이라는 것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살인. 공감 능력의 결여가 정말 살인으로 이어질까요? 이런 현실적인 고민과 상관 없이 사이코패스다! 라는 선언은 일련의 스토리를 끌어 옵니다.

이 소설을 보면서 시냇물을 본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잔잔하지만 끊임없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시냇물이요. 그리고 그 까닭은 순수함에 있었어요.

예전에 이런 글귀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선을 알기에 오히려 더 악해 질 수 있다. 선을 행하려면 선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선을 피하려고 한다면 여전히 선을 알아야 겠죠. 그렇다면 선을 모르는 이는 선할까요? 악할까요? 대답하기 힘들지만 분명한건 그가 언제 선을 넘어 악행을 저지른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그는 선을 모르니까요.

순수함이란 어떤 개념일까요? 저는 가끔 사람들을 놀리기 위해 너는 정말로 순수한 사람이라고 말하곤 해요. 순수하단 것은 불순물이 결여된 상태이기에, 번뇌 100%라면 그것은 정말로 순수한 상태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 소설에서 저는 그 순수함을 느꼈어요. 악함이 아닌 순수함. ‘알고 싶다’ 그 동기는 알고 싶다는 순수함이지 악한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러나 지극한 순수함에는 ‘선’ 조차 불순물이겠죠. 그리고 계속 이야기 했듯, 선의 부재가 바로 악함이 되는건 아니지만, 선의 부재는 언제든 악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는 상태겠지요.

연구 윤리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과학적 연구와 관련된 쟁점에 적용되는 윤리학적 원칙들이죠. 이는 표절이나 데이터 조작을 하지 말 것과 같은 것에서 실험을 설계할때 윤리적 고민들을 해야 한다는 원칙들을 포함합니다.

과학은 언제나 순수합니다. 그저 알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러나 그 순수한 의도는 언제나 환영받나요? 아닙니다. 윤리적 고민 없이는 그 순수함은 사악함으로 가기 마련입니다. 731부대는 어떤가요? 터스키기 매독 생체실험은요? 순수성 만으론 선하게 살 수 없는 법입니다.

선함에 대한 고민은 때로는 방해물처럼 느껴집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상당히 자연스럽단 생각을 했어요. 그것은 역설적으로 선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밌었어요. 다른 곳으로 셀 여지도 주지 않고 그래서 맞이한 결말은 당연하나, 충격적이었죠. 순수함에 대해서 생각해 볼 거리도 하나 제공해 주고요.

그러나 아쉬운 점을 하나 말하자면, 공감능력의 부재가 정말로 살인까지 가는 것일까요? 이것은 제가 맨 처음 써 놨듯이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순간 소설의 결말을 알 수 있다는 점과 같은 이야기에요. 캐릭터화 된 사이코패스는 실제의 사이코패스와 다를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시점에서 이야기를 고정시키죠. 따라서 그걸 알고 있는 독자에게는 그 충격이 신선하지 않아요. 그 점이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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