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제목만큼 여운이 남는 작품! 감상

대상작품: 그저께의 연인 (작가: Lure, 작품정보)
리뷰어: 피오나79, 18년 7월, 조회 61

린과 케이는 7년 전 범죄자들의 행성에서 만났다. 당시 케이는 지구에서 모든 걸 잃고 칼리스로 도피하듯 떠나왔고, 린은 지구에서 강제 이주당한 상태였다. 그녀는 범죄자들의 소굴인 칼리스에서도 꽤 유명한 도둑으로, 그에게 행성 개척일을 함께 해보자고 제안한다. 인류 연합은 인구 과잉으로 인해 새 행성을 찾고 있었고, 은하계 미지의 개척 행성을 찾아내는 민간인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지불했던 것이다. 현재까지 그들은 사업 파트너로  함께 일을 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린이 가져온 무수한 거짓 정보들 때문에 케이가 죽을 뻔한 것이 벌써 세 번째였다. 그녀는 소문이라는 게 원래 다 그런 거라고 변명했지만, 케이는 신뢰성 없는 정보는 좀 거르고, 확신할 수 있는 정보만 가져오라고 화를 낸다. 그녀가 이번에 새로 가져온 정보는 ‘꿈의 행성’이었다. 암흑 행성 ‘돌로나’는 행성 주위에 가득한 암흑 물질 때문에 착륙이 불가능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레돈의 도박장에서 은퇴한 해적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곳에 착륙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거였다. 방법은 바로 돌로나 행성에 충분히 접근한 뒤에, 잠이 드는 거라고. 돌로나 행성이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을 잡아당긴다는 좀처럼 믿을 수 없는 정보를 듣고는, 케이가 직접 정보 제공자를 찾아 나서게 된다.

미래로 갈수록 문명은 진일보하지만, 감정은 그만큼 통제되는 것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만다. 마치 SF 장르의 문법처럼 각인된 설정이라고 할까. 그래서 감정이 없는 미래사회가 어느 정도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의외로 SF 로맨스라는 장르의 작품들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더 재미를 주는 지점도 있는 것 같다. SF는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현실의 은유라는 어슐러 르 귄의 말을 떠올려 보자면, 더더욱 로맨스라는 대리만족, 혹은 탈출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사실 오글거리는 로맨스 장르는 그다지 찾아 읽지 않는 편이지만, SF 로맨스라는 장르는 가끔 찾아서 읽게 된다. 그리고 아주 정직하게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을 만나게 된 것 같다.

‘그저께의 연인’이라는 제목부터 매력적인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기억이라는 상투적인 소재 또한 전혀 진부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분명 미래의 우주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지만 여타의 SF 작품들에 비해 배경에 대한 낯선 정보들로 머리 아플 필요가 없다는 점도 이 작품 만의 장점일 것이다. 술술 매우 잘 읽히고, 반전도 흥미롭고, 무엇보다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임에도 다 읽고 나서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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