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와 비밀 속 불안한 진실 감상 브릿G 추천

대상작품: 이것은 꿈이 아니다(非夢)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코르닉스, 4월 27일, 조회 62

게으른 감상입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이것은 꿈이 아니다(非夢)>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그리고 읽는 내내 가장 강렬하게 느껴졌던 감정은 두려움이었습니다. 마치 괴담집을 읽는 듯한 두려움이 등골에 머물러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용을 보면 그렇게까지 무섭지 않습니다. 혐오스럽게 생긴 귀신도 존재하지 않고 무시무시하게 위협받는 장면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두려움은적어도 저한테는-4장까지 지속되었습니다. 물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생기면서 조금씩 두려움은 줄어들지만 그렇다고 두려움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두려움의 원인을 생각해보니 그건 바로 독특한 세계관에 있었습니다. 이 세계는 2, 3년에 한 번 ‘소동의 날’이라는 것이 발생합니다. 축복받은 4구역을 제외하면 모든 구역은 이 ‘소동의 날’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 날이 되면 아이들은 자신의 방에서 커튼을 치고 단단히 틀어박혀 잠을 자야하고 어른들은 마을을 순찰하는 몇몇 인원을 제외하면 마을의 한 장소에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왜 그래야 하는지 아이들에게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성인이 되어야 알 수 있죠. 그러니까 이 비밀을 아는 건 아이와 어른을 나누는 경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밀을 알기 위해 금기를 어긴다면 무시무시한 일이 발생합니다. 한 번은 한 아이가 ‘소동의 날’에 밖으로 나갔고 다음날에 등굣길에 실종되어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도 어른들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저 ‘소동의 날’의 금기를 지켜야 한다고 말을 할 뿐이죠. 아이들은 궁금해 하면서도 그저 두려워하고 피할 뿐입니다.

소꿉친구 진과 클로에는 그런 어른들의 비밀을 알기 위해 금기를 조금 어기기로 합니다. 창문을 나가지 않고 커튼 너머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만 살펴보자고요. 하지만 창문 밖의 세계는 별도 보이지 않는 어둠 뿐이었고 창문 너머로 보여야 할 친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처음 겪는 불길함에 결국 진과 클로에는 모두 금기를 어기고 창문을 열고 맙니다.

그리고 클로에는 무언가 낯선 존재와 광경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그 광경은 낯설고 도무지 말이 되지 않지만 무섭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불온합니다. 마치 자신이 알고 싶었던 것 이상을 알게 된 것처럼 말이죠. 진과 클로에는 비밀을 알아버린 대가로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특수한 학교로 진학하게 됩니다. 하지만 학교는 마을처럼, 아니 마을보다 훨씬 더 많은 비밀과 금기를 숨긴 장소였습니다.

 

작품은 이 금기와 비밀에서 오는 긴장감을 굉장히 잘 드러냅니다. 학생들이 학교의 숨겨진 비밀을 찾는 작품은 꽤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두려움을 강조한 작품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분은 그 주저함을 답답하다고 하셨지만 저는 그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굳이 알아야 할까? 괜히 행동하는 게 아닐까? 고향과는 달리 학교에서는 수동적인 성격으로 변한 진의 시점으로 진행되면서 불길한 느낌은 더 강해집니다.

하지만 호기심과 진이 입학한 이후로 매일 꾸는 악몽이 뒤엉키면서 클로에와 진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학교의 비밀을 알아갑니다. 공포 문학을 읽는 것처럼 진득한 공포는 아니지만, 천천히 수렁으로 가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읽으면서 애니메이션 <파프리카>와 크툴루 시리즈를 뒤섞어 읽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만 이런 분위기는 앞서 말한 것처럼 믿음직한 동료들의 등장으로 점점 줄어듭니다. 하지만 가끔 그런 불온한 이미지가 갑자기 튀어나올 때 여전히 그 불온한 세계에 있다는 걸 깨닫곤 합니다. 과연 금기 속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현재 6장까지 완결되었는데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작품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질 걸로 보입니다. 아쉽게도 부정기 연재인지라 올라오는 속도는 느리지만 어떤 진실이 드러날지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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