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대신할 복제인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인생인 것 같습니다..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인 것이지요, 나는 쉬고 싶고 나를 대신해 나와 닮은 그 무엇인가가 내 일을 해주길 원하는 것이지요, 내 인생의 주체인 나는 조금 놀고 먹고 쉬면서 나를 대체할 내 존재의 복제품이 나의 일반적인 경제적 활동을 비롯한 육체 노동이나 객관적인 메모리의 영역을 대체해줄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인생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전에 봤던 영화가 문득 떠오릅니다.. 마이클 키튼이라는 배우가 출연했던 멀티 플리시티라는 영환데요, 그 영화속에서도 주인공은 여러 가지 복잡하고 힘든 생활에서 자신을 빼닮은 복제된 존재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자신의 모든 것을 빼다박은 듯한 복제인간은 오히려 본인보다 더 본인스러움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죠, 그리고 또 언젠가 봤던 아놀드 슈왈츠네거라는 근육질의 코만도 아저씨가 나왔던 6번째 날이라는 영화도 생각납니다. 이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존재여야할 자신의 또 다른 대체자가 나타나 자신을 대신해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어버리는 이야기였죠, 결국 나를 대체한 또다른 존재로 인해 니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라는 뭐 그런 존재적 물음이 중요한 미래의 삶에 대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왜 이런 생각을 하느냐, 시간이 지날수록 우린 과학적 진보를 눈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어느듯 조금 지난 과거에 속한 과학의 진보는 대단히 하찮게 보일 정도로 하루하루 발전하는 생활적 과학의 진보는 대단히 눈부시까지 합니다.. 예를 들어 이젠 휴대폰과 대화를 나누고 통신시스템속에 저장된 인공지능으로 원하는 아이템을 수시로 확인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전 굳이 휴대폰을 터치하지않고도 쉬리에게 내일 날씨를 묻곤 합니다.. 음악도 알아서 틀어주죠, 심심할 땐 같잖은 농담도 받아줍디다.. 그게 제가 체감하고 있는 현실속의 과학적 세상이죠, 그리고 우린 가까운 미래에 말 그대로의 안드로이드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간을 닮은 인간을,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문명적 이기가 휴대폰에서 존재적 영역으로 분명이 발전해 나아갈 것입니다.. 이런 예상적 미래상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으리라 장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읽은 단편은 분명 미래의 일부를 상상한 허구적 내용이지만 실현불가능한 비현실적 설정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드는 것이죠, 또한 많은 부분에서 인간의 손길로 이루어지는 삶의 부분이 단순한 문명적 이기로 인해 따스함을 잃어갈 지도 모를 일이구요, 우린, 아니 난 휴대폰속 쉬리의 목소리를 인간이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물론 따스함도 없구요,
언제가 되었든 이 소설의 시작점은 미래의 한 시간입니다.. 소설속의 나는 갈수록 인간적 감성과 과거의 아날로그적 방식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향수를 가진 중산층의 남자이죠, 요즘은 시계를 차지 않죠, 하지만 난 아직도 기계식으로 톱니바퀴를 움직여 돌아가는 시계의 째깍소리를 사랑합니다.. 또한 대다수의 차들이 부상식으로 소리없이 날아서 운행하는 것보다는 여전히 바퀴를 땅에서 굴리면서 웅웅거리며 달려나가는 구시대의 유물적 자동차를 좋아하죠, 오늘도 변함없이 난 보라색 자동차에 몸을 맡깁니다.. 아내와의 통화에서 그녀의 냄새와 감각까지 전달되는 이 과학적 진보가 딱히 마음에 들진 않습니다.. 하지만 운전하는 차에서 들려오는 인공지능의 목소리는 나를 편하게 해줍니다.. 인공지능의 영역은 오래전부터 일상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지만 일반적인 비서의 기능의 한계로 인해 편리성 외에는 큰 역할이 없었죠, 하지만 주다스로 불리우는 신 인공지능의 기술은 거의 나를 대체할 수도 있을 정도의 나의 모든 것 – 감정이나 과거의 기억, 생각, 심지어는 육체적인 반응과 상황적 판단등 -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나의 반응을 수시로 체크하고 판단하여 보다 앞선 상황적 컨트롤까지 이끌어내는 제품인 것이죠, 아직 주다스는 사운드로만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주다스라 명명된 인공지능을 개인적으로 아가사라 부릅니다.. 난 나의 구시대적 자동차에서 완벽하게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아가사의 역할과 판단에 몸을 맡긴 체 도로를 달리면서 일상을 경험합니다.. 그러던 중 모든 것이 동일한 판단과 나와 같았던 아가사의 판단의 오류가 잠시 발생하죠, 휴게소에서 나를 바라보던 한 남자의 모습에서 나와 아가사는 다른 판단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조금씩 또다른 영역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죠,,,,
미래는 현재에서 비롯되죠, 현재 역시 과거에서 이어져 온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 대강 예측가능합니다.. 나의 삶과 인생과 죽음등과 같은 사주팔자에 기인한 운행과는 무관하게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문명과 발전적 예측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달바라기님의 이번 작품에서 설정하고 소재로 삼은 미래의 인공지능과 관련된 이야기는 오히려 비현실적이라기 보다는 현실성이 내포된 우리의 모습인거죠, 어설픈 쉬리가 열심히 공부해서 주다스가 되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목인 “따뜻한 세상을 위해”라는 문구에 걸맞게 처음 시작과 초반의 진행과정은 있는 그대로의 미래의 삶에 대한 일반론적인 상상력으로 이어집니다.. 뭐 전반적으로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딱히 스릴러적인 요소는 드러나질 않아 보입니다.. 그러던 중 수상한 차를 탄 한 남자가 등장하면서 조금씩 이야기의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하죠,
미래의 차가운 디지털의 세상속에서도 인간다운 따뜻한 세상을 원하는 감성은 무척이나 집중적으로 다가옵니다.. 이 따뜻한 인간다움이라는게 얼마나 문제가 되는 지는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죠, 여하튼 미래의 세상은 나라는 주체적 인격에 기인한 복제대상이 나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나의 의도를 벗어난 행위라는 한계성을 부여하여야만 자신의 주체를 거부할 타의적 판단이라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죠, 그리고 이러한 한계는 무척이나 비인간적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늘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선 무엇이든 하게 됩니다.. 그게 옳든 그르든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늘 자신의 합리적 최면에 능한 인격체이니까요, 솔직히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이어지는 과학적 연결고리와 정보의 구체적인 지식적 설명이나 내용은 조금 부실한 면이 있어보입니다.. 사실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지만 보다 나은 소설적 생명력을 위해서는 이러한 사전조사의 정보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아무런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그 영역이 어디까지인지는 전혀 알 수 없으며 이 작품속에 작가님께서 보여주신 지식만으로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인식할 수 없음에도 느낌상으로 이 작품의 소재로 등장한 과학적 설정의 이기들에 대한 이야기의 흐름상의 정보적 지식은 조금 더 갖추어주셔도 좋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후반부에서 벌어지는 대단히 긴장감 넘치고 서스펜스한 감성적 흐름은 무척이나 즐겁고 매력적입니다만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앞도 모두 몰라 다안다면 재미없는게 인간의 존재적 철학의 물음이라고는 하지만 역시나 어렵더군요, 어줍잖은 대중독자다보니 흘려보는 문장들이 많은데다가 구체적으로 정독하는 것도 쉽지않아서 꼼꼼히 문장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조금은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대강 작가님께서 의도한 따뜻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미래의 삶속의 인간의 가치와 존재적 관계의 과학적 세상속의 연결이 어떠한 느낌으로 전달되는 지는 대체적으로 인식하고 이해는 했습니다..
앞에서도 밝혔지만 미래의 세상은 어느정도 예축가능합니다.. 제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우린 수시로 미래의 삶과 과학의 진보적 지식과 관련하여 여러 매체와 미디어를 통해서 수시로 접하고 현실속에서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작가님의 설정이 무척이나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죠, 사실 어디에선가 접해본 듯한 설정과 소재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 작품이 보여주고자하는 방식은 여느 대중적 이야기와는 조금 달리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읽어보시는 독자분들도 읽다보면 충분히 그 의도를 인식하시겠지만 이 작품은 인간이 바라는 따뜻한 세상속에서 인간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하지만 그 인간적인 따스함이 오히려 비인간적인 세상의 욕망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제법 어렵고 철학적이기조차 하는 물음과 설정이지만 과학과는 담을 쌓고 있는 저조차도 그 의도를 충분히 인식할 정도이니 작품을 생각에서 글로 참 잘 이끌어내셨다고 봐야겠죠, 재미있었구요, 읽는동안 무척 즐거웠습니다.. 요즘들어 부쩍 느끼는 것이지만 여러 좋은 리뷰어분들의 구체적인 독후 리뷰를 보면서 아이고, 같잖은 독후감으로다가 이렇게 주절대는 것은 그만해야되나라는 자괴감이 들곤 합니다.. 그래도 어줍잖지만 이렇게 작가님의 작품을 읽는 독자도 있다는 생각만으로 여겨주시길 바랍니다.. 늘 응원하는거 알죠,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