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나 유튜브를 보면 심심치 않게 보이는 주제들이 있다.
‘화내기도 애매한 자기중심적인 사람 특징’
‘친구가 내가 산 밥값 아껴서 2천만원 모음’
‘나를 감정 쓰레기통 취급하는 친구’
아무 생각 없이 웃으며 보다가 알 수 없는 허무한 감정이 들면서 한숨이 나오는 건 왜일까.
이 작품에서 나오는 ‘이기적인 놈’의 뻔뻔한 행동들은 실로 놀랍지도 않다.
친구들에게 자기가 만나자고 해 놓고 모임 장소를 자기네 집 근처로 잡는 것,
만날 돈이 없다며 밥값, 술값, 커피까지 얻어먹는 것,
고기를 전혀 굽지 않은 채 친구가 구워준 고기를 쏙쏙 먹고 있는 모습까지.
만약 내 앞에서 저런 행동을 했다면 저 놈의 머리를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밉기 그지없다.
인간관계란 참으로 어렵다.
물론 성장배경, 가치관, 성격이 나와 다르기에 오히려 처음부터 잘 맞는 게 말이 되진 않지만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고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하는 노력들이 비껴갈 땐 좌절감까지 느껴진다.
누군가에겐 소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행동들이 누군가에겐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있다.
친구라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예의를 혼자만 차리고 있다는 생각.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꼭 그 친구를 만나고 온 날은 기쁨보단 이유 모를 찝찝한 기분이 드는 하루.
그 친구에게 투입된 돈과 시간이 아까워지는 마음이 들 땐 ‘난 왜 이렇게 계산적인 사람인가.’ 하는
마음에 오히려 죄책감이 들기도 할 때가 있다.
사람의 관계는 그렇게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작품 속 문장에 매우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인간관계가 50대 50으로 무 자르듯이 딱 잘라질 수 있을까.
과거엔 이 친구에게 도움 받았던 부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보이는 행동만으로 ‘내가 일방적으로 희생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을까.
‘공평함’ 이라는 단어가 나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건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
친구가 쓰는 티슈의 개수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물을 얼마나 마시는 지까지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는
주인공의 모습에 이젠 참으로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 작품에 나온 주인공은 과연 ‘이기적인 놈’과 손절했을까.
나는 이 작품의 주인공과 가까운 사람일까 ‘이기적인 놈’과 가까운 사람일까.
오늘도 이 작품을 보며 내가 상대방을 대할 땐 어떤 마음과 자세였는지 돌아보게 된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