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추리소설을 함께한다는 경험 감상

대상작품: 화랑관 살인사건 (작가: 온실라, 작품정보)
리뷰어: 종이, 4시간전, 조회 3

(이 리뷰는 화랑관 살인사건의 ‘증인들(9)’ 까지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화랑관 살인사건’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꽤나 본격적인 소설입니다. 우선 이 소설에는 #추리#본격 태그가 붙어 있습니다. 즉 ‘본격 추리 소설’이라는 것이죠. 본격 추리 소설이란 추리 소설의 한 장르로, 사건이 있고 트릭이 있으며 탐정이 나와 그 트릭을 풀어 나가는 것이 주된 내용인 소설을 뜻합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추리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본격 추리 소설의 특징은 이야기 속에서 단서들이 독자에게 계속 제공되며, 그 단서를 조합하여 논리적으로 범인을 알아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추리라는 소재만을 가져와서 이야기 전개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하나의 퍼즐이 이야기를 통해 제시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본격 추리 소설에서는, 모든 단서가 제공되었다면 작가가 이른바 ‘도전장’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사건의 진상을 담은 내용이 전개되기 전에, 작가가 “여기까지의 단서만으로 범인을 알아낼 수 있으니, 한번 탐정처럼 추측해 보라” 는 내용을 적은 페이지를 적어 둡니다. 그 페이지 뒤에는 이른바 ‘해답’ 이 담겨 있고요.

물론 꼭 이러한 양식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모든 정보가 독자에게 공정하게 제공된다는 것이죠. 그러한 측면에서도 이 소설은 꽤나 본격적입니다. 소설의 도입부라고 할 수 있는 ‘화랑관’ 챕터는, 일견 지루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수많은 인물과 장소, 세부사항들을 쏟아냅니다.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서라면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정보들이 엄청나게 쏟아지죠. 사실, 이 부분이 이 소설의 약점이라고도 생각되긴 합니다. 초반 부분에 과도한 정보가 제공되어서, 독자가 지레 겁을 먹고 도망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 정도니까요.

하지만 감히 추천드리자면, 세부정보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읽어 나가는 편이 낫습니다. 왜냐하면 이야기를 읽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필요한 정보는 머릿속에 남게 되니까요. 서술자라고 할 수 있는 ‘정민’은 추리하는 명탐정이 아니므로, 독자는 정민의 시선에서 사건을 보며 내용을 이해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의 ‘탐정’ 역을 맡은 서노아 기자의 설명을 들으면서요. 노아가 등장하고, 살인 사건이 벌어지며 이 소설은 이제 흥미가 돋는 세부정보를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세부정보는 앞으로 전개되는 내용에서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강조될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보통의 소설은 이미 모든 것이 나와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서점에 있는 추리 소설을 가져다 맨 뒷 부분을 펼치면 바로 범인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화랑관 살인사건’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금 연재되고 있는 소설이니까요. 아무리 지금 바로 범인을 알고 싶다 하더라도, 우리는 정민의 시선을 따라, 노아가 사건을 조사하고 단서를 모아 나가는 것을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모든 것이 빨라진 시대입니다. 드라마는 OTT에서 한번에 모든 시즌이 공개되며, 영상 플랫폼에서는 몇 분짜리 영상도 너무 길다며 몇 초 단위 숏 폼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기를 차분히 기다리며 이야기 속 단서를 모아 추리해 나가는 경험은 정말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이 소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혀서, 부디 끝까지 전개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에 몇 자 적어 봅니다.

그리고 어차피 저는 증명할 필요가 없으니 감히 말하자면, 대충 사건의 전말을 벌써 알 것도 같습니다. 저의 이 건방진(?) 예측이 아주 시원하게 틀려나가는 전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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