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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작품: 송곳니를 부탁해 (작가: 사피엔스, 작품정보)
리뷰어: 적사각, 7월 28일, 조회 114

 본 감상평은 소설 내용을 전부 다루고 있으므로 본 소설을 읽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송곳니를 부탁해’란 제목은 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필자의 편견일지 모르나 본 소설의 작가인 사피엔스 님이 쓴 SF 소설을 많이 접했던 지라 당연히 SF일 줄 알았다. 장르를 로맨스, 추리, 스릴러로 기입하셨으나 두 개까지 체크할 수 있는 브릿G 특성상 SF는 부득이 체크하지 못한 줄 알았다. 하지만 본 소설은 판타지다. 그리고 태그에 보이는 뱀파이어. 아, 송곳니란 그 송곳니구나. 그러면 왜 송곳니를 부탁한다는 걸까?

 필자는 판타지 소설을 자주 접하지 못 해서 본 소설과 같은 설정—현대 서울에 뱀파이어가 존재하는 것이 자주 있는지 모르겠지만 필자에게는 상당히 신선했고 흥미로웠다. 단순히 오래 산 뱀파이어가 서울에 있는 것이 신선하다기보단 뱀파이어가 어떻게 현대에 녹아들어 살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어 실감났다. 작가님이 호연과 호준을 옆에서 본 것처럼 말이다.

 뱀파이어를 멸종위기종으로 치환해 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호연과 호준—뱀파이어가 사냥꾼에게 사냥 당하고 인류학자들에게는 새로운 종 혹은 멸종되었다 판단한 종 취급을 받는다. 급기야 인류학자—도윤은 뱀파이어—호연을 보호하려고까지 든다. 이 모습은 아이러니하게 보였다. 개개인의 힘은 뱀파이어가 월등하지만 그들을 사냥하고 보호하려는 건 뱀파이어보다 훨씬 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는 백두산 호랑이로 치환해도 비슷하다. 호랑이는 인간을 쉽게 도륙낼 수 있지만 인간은 호랑이를 사냥했고 멸종시켰고 지금은 보호하기 위해 찾는다(현재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생존하기 위해 중국 밀항까지 생각하는 호준은 왕니처럼 보이지 않을 정도다. 생존에는 뱀파이어 왕도 어쩔 도리가 없다.

 전개가 스무스하고 빨라서 정말 순식간에 읽을 수 있을 만큼 몰입도가 좋다. 캐릭터 구축도 잘 되어 있다. 호연과 호준의 대치, 호수의 관계, 호연과 도윤의 관계, 뱀파이어 간의 권력, 이종간의 사랑을 어떻게 적절히 배분했는지 놀랍다.

 송곳니와 뭉니, 왕니 같은 고유 명사를 써서 뱀파이어라는 다소 이국적인 이미지를 동양적인—한국적인 이미지로 바꾼 것이 정말 좋았다. 또한 도윤—인류학자가 송곳니의 존재를 의심하는 근거도 매우 사실적이라 충분히 수긍할 수 있었다.

 한 가지 독자로서 아쉬운 소리를 하자면 전개와 장면 전환이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서사가 끊긴다,는 건 아니고 조금 더 이어져야 할 것 같은 부분이 뚝 끊긴 느낌이다. 특히 액션 장면이 더 이어졌으면 하는데 순식간에 끝나버린다. 액션 영화로 치면 주먹을 주고 받는 합이 두세 번 더 있어야 할 장면이 한 합만에 결투가 결정나는 것이다.

 사소한 아쉬움은 제쳐두고 본 소설은 무척 재밌다. 한국형 뱀파이어는 본디 이런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정말 재밌다. 영상화를 기대할 만큼!

 이야기는 어디로 이어질지 무척 궁금하다. 호연과 호준이 무사히 중국으로 넘어갔을지. 호연이 호준과 도윤의 아기를 무사히 낳았을지. 송곳니와 뭉니 쌍둥이가 어떻게 자라날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두 아이가 서로를 의지하며 뗄 수 없는 형제로 자라나길 바란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제목을 해석해보자. 송곳니는 뱀파이어를 뜻한다. 필자 생각에 제목에 나온 송곳니는 ‘호연’으로 읽혔다. 그리고 송곳니를 부탁한다고 말하는 건 도윤인 것이다. 중국으로 떠나보내는 마음을 담아 호준에게 혹은 그들의 삶을 관장하는 신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나아가 더 넓은 의미로, 멸종 위기종인 송곳니를 인간에게 부탁한다는 걸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냥하고 뒤늦게 보호하려는 모든 인간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작가님은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여쭙고 싶다.

 어디까지나 일개 독자의 감상평에 지나지 않으니 오독한 부분은 작가님이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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