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청아한 두 눈 때문에 감상

대상작품: 꼬리가 없는 하얀 요호(妖狐) 설화 (작가: 경희, 작품정보)
리뷰어: 청새치, 7월 28일, 조회 7

혼잣말처럼, 고백처럼 이어지는 문장은 아무것도 모른 채 막 읽기 시작한 무렵부터 애틋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만나지 않았더라면, 구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가정도 부질없이 주인공인 여우는 모두 자기 책임이라고 하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 애정 없는 구석이 없어서, 꼬리가 여럿인데 왜 제목에는 꼬리가 없는지, 작품에는 익숙한 전쟁의 이름과 타임리프 태그가 붙어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눈이 가고 발이 가고 결국에는 무턱대고 가까워진 나날이 제 추억이 아닌데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거든요…

현재에 만족하거나 체념했다면 굳이 시간을 되돌릴 필요가 없겠지요. 하지만 첫 만남부터 손이 많이 가던 그대에게 홀리고 만 이상, 순리를 거스르고픈 순간이 오는 건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이것이야 말로 마땅히 정해진 이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반한 쪽이 지는 거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닌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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