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곁에서 감상

대상작품: 눈의 셀키 (작가: 이아람, 작품정보)
리뷰어: 청새치, 6월 3일, 조회 20

왜 아름다운 건 보고만 있어도 즐거울까요? 물체를 봤을 때 잘생겼다, 예쁘다, 귀엽다고만 생각하던 제게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고 처음 느낀 건 빌리라는 그룹의 일원인 츠키 직캠 영상이었습니다. 긴가민가요라는 제목의 노래였는데 표정이 휙휙 변하는 예쁜 사람은 몇 번을 다시 봐도 질리지가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그런 감상은 일종의 재해처럼, 저와 멀리 떨어져 있기에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거대한 파도나 폭풍 그림 같은 거니까요. 가끔은 화면 속의 형상이 저와 같은 종의 생명체라는 게 얼떨떨합니다. 진짜요? 쓰면서도 잘 믿기지 않아요.

그래서 제게 이야기 속의 아름다움이란 권능처럼 느껴집니다. 권력 없는 아름다움은 소유자에게 재앙이 되기도 하지만, 권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채처럼 그 또한 다른 종류의 힘이 되기도 하죠.

그렇다면 아름다움의 반대는 추한 걸까요? 나이가 들어 성한 곳이 없어서, 안쪽땅에서 온 젊고 고귀한 귀족처럼 강하지도, 빠르지도 못한 늙은 마녀는 첫눈처럼 새하얗고 비단처럼 고운 정령과 함께하는 게 정녕 부끄럽고 불길한 일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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