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단의 내용은 이미지의 텍스트입니다.)
‘이 종합 비타민에는 우주를 짜 넣었습니다.’
이해하지 못하기에 시선을 끄는 설명은 대개 작품을 읽고 나면 ‘아~’라는 탄성을 내지르게 합니다. 이를 수행해 낸 작품은 맨 처음 읽었던 ‘작품의 정수’로 하여금 작품을 재해석하게 해줍니다.
아시다시피 작품의 줄기를 잘 요리해 한 문장으로 설명하는 건 몹시 어려운 조리법입니다. 실패의 리스크로 독자들에게 찝찝함을 남길 수 있기에, 자칫 겉멋을 부린 작품이 되기 십상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쥐는 누가 책임지는데」의 소개 문구가 제게 준 첫인상은 찌푸린 미간이었고, 글을 다 읽은 후의 감상은 나름 후련한 실소였습니다.
「쥐는 누가 책임지는데」의 시작 배경은 각종 약품을 만드는 제약회사의 소각장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그곳에서 연구실에서 매일같이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을 소각장에 버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에게 서술하던 그날 또한 아무렇지 않게 상자를 버리면 되는 날 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실수로 살아있는 쥐를 의료폐기물 상자에 그대로 넣어두지 않았다면요.
주인공은 상자 속 내용물이 평범한 의료폐기물이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를 담은 상자가 된 순간, 도덕적 딜레마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회사의 책임이다.’로 이겨냈을 땐 이미 구멍으로 쥐가 도망친 후였습니다. 이후 ‘퇴근하자.’라는 완벽한 직장인의 말을 끝으로 집으로 가게 된 뒤… 한 무리의 쥐들과 한집살이를 잠깐 하게 된다는 것이 문제일 테지만요.
이후의 내용은 주인공과 쥐들의 이야기가 됩니다. 단편이기에 부담스럽지도 않고 내용도 무겁지 않기에 소개 문구에 혹한 당신에게 “혹시 지금 심심하세요? 별건 아니고 귀염뽀작한 실험용 쥐가 소시민 집을 탈취하는 단편이 있는데…” 라며 지나가듯 이야기해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혹시 지금 심심하세요? 별건 아니고, 귀염뽀작한 실험용 쥐가 소시민 집을 탈취하는 단편 「쥐는 누가 책임지는데」을 읽어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