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단 한 번이라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rpg 게임이든 rts게임이든 fps게임이든지 간에. 게임을 하다보면 운이 좋아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고, 혹은 진행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럴 때 사용하는 기능이 바로 리셋(Reset) 기능이다. 한번 마음에 들지 않으면 깔끔하게 초기화 해버리고 새로 게임을 시작하면 된다.
이렇게 게임에서 초기화를 해버리듯, 현실에서도 게임처럼 초기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증상을 일컬어 바로 리셋(Reset) 증후군이라 한다. 현실은 게임과는 달리 세이브 포인트도 없고 리셋 버튼도 없는데 말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중희는 리셋 증후군을 앓고 있다. 부닥친 상황이 조금이라도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느낀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똑바로 직면하기보다는 문제 자체를 피해버리는 성향을 가졌다. 어떻게보면 리셋 증후군을 앓고 있다기보단 회피형 성향이 가득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런 본인의 성향을 극복하기 위해 ‘리셋 신드롬’이라는 독서토론 동호회에 가입하게 된 중희는 생각지도 못한 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연인이었던 선수의 지저분한 취미(그걸 취미라고 부를 수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생활과 리셋 신드롬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면서 중희는 상상도 못한 충격을 받는다.
예전같았으면 그저 떠나는 걸로 문제를 회피했을 중희는 이번에는 그러지 않는다.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결한 중희는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회피하기에 바빴던 사람이 화가 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약간 엉성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어떻게 생각해보면 지극히 합리적일 수 있다고 보인다. 분노야말로 모든 것의 원동력이 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소한 계기 하나만으로도 바뀔 수 있는 게 바로 사람이니까.
스무스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에서 생각할 거리를 얻고 싶다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