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책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우리 단톡방에 소비왕과 거지왕이 있다>, 제목만 읽었을 때부터 느낄 수 있었어요. ‘아 이건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구나’. 여느 학교 폭력에 관한 작품들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인 지현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따라가며 주변의 시선으로 생각해봤을 때 ‘과연 폭력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묘하게 전개가 흘러갑니다. 진행되는 과정도, 결말도 여태 보지 못했던 전개였어요.
Q.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폭력의 가해자인 지현은 미묘하게 친구들을 움직입니다. 가해자를 위하는 척, 자신은 정의로운 척 교묘한 화법으로 친구들이 피해자인 미정을 따돌리고 친구들을 자신 편으로 만듭니다. 지현은 아닌 척 하지만 마치 여왕벌처럼 그 자리를 군림하게 되는 것이죠. 한편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소재는 바로 단톡방입니다. 이 단톡방은 단순한 단톡방이 아니라, 반 아이들이 각자 구입하고 지출한 내역을 단톡방에 솔직하게 올려서, 소비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이 가장 절약을 많이 한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죠. 소비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은 소비왕, 가장 절약을 많이 한 사람은 거지왕이 되는 것입니다. 지현은 소비를 하는 것에 있어서도 거침이 없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요, 소비왕으로 자주 거론되지요. 그러나 미정은 자신이 소비한 것에 대해서는 단톡방에 올리지 않아 아이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는 캐릭터입니다. 아이들은 미정의 소비에 대해 피드백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비판합니다. 특히 지현이 미정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정서적인 폭력을 유도하게 되지요. 이 작품은 이렇게 현실에 충분히 있을 법한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그러나 초반의 분위기는 역시나 후반의 분위기와는 많이 달라집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말이지만 생각지 못했던 전개였달까요. 대개 이런 작품은 드라마 ‘더글로리’처럼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해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지만 이 작품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작품은 학교폭력으로 시작했지만, 결말은 제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지현과 인물들의 주변 관계와 상황 자체가 달라진 것이 이 소설을 결말로 이끄는 주된 요인이 되지요. 결국 자신에 대한 과오와 과신, 잘못된 판단이 자기 자신을 삼켜버렸구나, 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달까요. 반전이라면 반전이라 할 수도 있는 결말을 이끄는 주된 소재도, 제 주변에서 많이 들어보았던 많은 피해 사례 중에 하나여서 더 현실성이 느껴졌습니다. 단톡방에서 시작해서 단톡방으로 끝난 전개도 좋았고요. 그러면서도 학생이 성인이 되면서 단톡방의 단어가 바뀌는 것도, 지현과 미정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비추어주는 것 같아 재밌었습니다.
Q.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처음에는 이 작품이 왜 호러지..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초반 단톡방에 관한 내용도 그렇지만 결말로 가면 갈수록 요즘 시대에 충분히 있을 법한 내용이라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예상하지 못했던 전개였지만, 그래서 더 재밌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