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서는 모르는 켄터베리 이야기 : 중세 영국에서 SF를 만나다>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초서는 모르는 캔터베리 이야기 (작가: 김아직, 작품정보)
리뷰어: 난네코, 5월 11일, 조회 55

1.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의 생애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전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앎의 기쁨과 지혜를 안겨줍니다.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 1343년경 영국 런던 출생~1400년 사망)가 남긴 걸작 『캔터베리 이야기』도 그중 하나이지요. 초서는 중세 영어를 문학의 언어로 격상시킨 영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립니다. 포도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초서는 외교관이 되어 프랑스 책인 『장미의 로맨스 Roman de la Rose』를 영어로 번역하는 등 당대의 지성인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초서는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 때 에드워드 3세의 군대에 참여했다가 프랑스의 랭스 전투에서 포로로 잡혔으나 에드워드 3세가 그의 몸값을 지불하여 풀려났습니다. 

영국의 에드워드 3세 때 궁에서 여러 임무를 담당하는 왕의 향사로 임명되었고, 리처드 2세와 헨리 4세 치하에서 군인, 외교 사절, 세관 감사관, 왕실 공사 감독, 의회 의원, 부삼림 감독관, 그리고 1385년에는 캔트의 치안판사로 임명되고, 1386년에는 캔트 대표가 되어 의회에 진출하는 등 여러 공직을 수행합니다. 기나긴 공직생활로 얻은 경험이 글을 쓰는 영감이 되었을까요? 초서는 1370년에 첫 작품인 「공작 부인 이야기 The Book of the Duchess」를 발표합니다. 잠과 꿈, 5월제와 봄날, 환상, 동물형태의 안내자, 의인화된 추상적 개념들을 특징으로 하는 사랑의 환상을 노래한 아름다운 시집이지요.

이후로도 초서는, 『아넬리다와 아르시테』, 『명성의 집』, 『새들의 의회』,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 『훌륭한 부인전』, 『캔터베리 이야기』 등의 걸작들을 집필했고, 중세 시대에 가장 많이 읽힌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을 번역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는 당대의 가장 선진 학자이자 문인이었던 페트라르카와 보카치오의 작품들을 접했지요. 앞에서 언급한 저서들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제프리 초서가 어떤 인물인지는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2023년 현재를 기준으로 보아도, 훌륭한 문학가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만약 브릿g에서 연재를 했더라면 종합베스트 최상위권에 랭크되는 작가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2. 『캔터베리 이야기 The Canterbury Tales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프리 초서는 1400년에 10월 25일에 사망합니다. 초서가 집필 중이던 『캔터베리 이야기』는 결국 제대로 완결을 하지 못하고 미완으로 남게되었습니다. 초서는 아내인 필리파 로엣(Philippa de Roet, 1346년 출생~1387년 사망)이 사망한 뒤부터 『캔터베리 이야기』를 집필합니다. 책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성 토머스 베켓의 성지인 캔터베리 대성당으로 가는 길에 한 무리의 순례자들이 서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합니다. 29명의 순례자들은 토머스 베켓의 묘소를 참배하고, 기도하기 위해 캔터베리로 떠나기 전에 타바드 여관(Tabard Inn)에 모입니다.

여관 주인은 그들에게 한 가지 재미있는 제안을 하는데요. 그들이 말을 타고 캔터베리 대성당까지 순례 여행을 갔다 오는 동안 순례길의 재미를 위해 순례자 각자가 이야기 두 가지씩을 하게 해서 그중 제일 잘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을 제안합니다. 순례자들은 여관 주인의 제안으로 순례길에 각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상류층 신분에 속한 사람에서부터 하층민 신분에 속한 사람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순례’라는 공통의 목적으로 모여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합니다. 이야기는 재미있는 것, 음탕한 것, 도덕적인 것까지 매우 다채롭게 중세 영국인들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습니다. 

순례에 참가한 사람들은 상인, 목수, 소작인, 제분업자, 선원, 집사, 욕탕의 여자, 속죄사, 소지주, 향사, 기사, 여자 수도원장, 수녀, 재판관, 잡화상 등입니다. 이들은 중세 영국 사회의 모든 계급과 직업을 대변하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나중에 가담한 성당참사회의원(canon)과 종자(Yeoman)을 합쳐서 『캔터베리 이야기』에는 모두 31명의 순례자들이 등장하지만, 작품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모두 24편으로 미완성입니다. 『캔터베리 이야기』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전체 서문(General Prologue), 기사의 이야기(Knight’s Tale), 방앗간 주인의 이야기(Miller’s Tale), 장원 청지기의 이야기(Reeve’s Tale), 요리사의 이야기(Cook’s Tale), 변호사의 이야기(Man of Law’s Tale), 바스 부인의 이야기(Wife of Bath’s Tale), 수도사 이야기(Monk’s Tale), 법정 소환사의 이야기(Summoner’s Tale), 옥스퍼드 대학생의 이야기(Clerk’s Tale), 상인의 이야기(Merchant’s Tale), 종자의 이야기(Squire’s Tale), 소지주의 이야기(Franklin’s Tale), 의사의 이야기(Physician’s Tale), 면죄사의 이야기(Pardoner’s Tale), 선장의 이야기(Shipman’s Tale), 수녀원장의 이야기(Prioress’s Tale), 기사 토파스 경의 이야기(Tale of Sir Thopas), 수도사의 이야기(Friar’s Tale), 수녀원 남성 신부의 이야기(Nun’s Priest’s Tale), 두번째 수녀의 이야기(Second Nun’s Tale), 성당 참사회의원 종자의 이야기(Canon’s Yeoman’s Tale), 식료품 조달원의 이야기(Manciple’s Tale), 목사의 이야기(Parson’s Tal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 초서는 모르는 켄터베리 이야기 The Canterbury Tales that Chaucer doesn’t know

그럼 이제 김아직 작가님이 집필한 초서는 모르는 켄터베리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브릿g 추천셀렉션을 받은 원고지 47매 분량의 중단편이며, 2023년 5월 11일 오후 9시 32분 기준으로 김아직 작가님의 17편의 작품들 중 가장 최근인 2023년 4월 9일에 발표된 글입니다. 17편의 작품 중에서 11편이 SF인 것으로 보아 김아직 작가님을 SF장르 전문 작가라고 불러드려도 될 것같습니다. 또한 작가님의 17편의 작품 중에서 14편이 브릿g 계약작이며, 단편 <라젠카가 우리를 구원한다 했지>가 제5회 타임리프 공모전 우수작에 선정되었고, 중단편 <바닥 없는 샘물을 한 홉만 내어주시면>이 제6회 타임리프 공모전 우수작에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김아직 작가님께선 『노비스 탐정 길은목』 (2023년 2월 10일, 296쪽, 몽실북스, ISBN : 9791189178741)이라는 소설책을 출간하셨습니다.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다작을 하고 계신 작가님입니다. 한국 SF와 미스터리 장르소설계의 제프리 초서라고 별명을 지어드려도 괜찮을 것입니다. 브릿G 4월의 실종 소일장 참여작으로서 「초서는 모르는 켄터베리 이야기」는 타바드 여관의 식료품 조달원 ‘스콧’의 실종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브라이텔름스톤 출신인 스콧은 4월이 되면 런던으로 올라와서 고기와 포도주를 조달하고 뒷돈을 빼돌려서 이윤을 얻는 사내입니다. 

그런 스콧이 4월이 되었음에도 보이지 않자. 순례자들은 매우 걱정합니다. 스콧처럼 영악한 장사치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칠리가 없으니까요. 따라서 스콧의 실종에는 어떤 ‘변고’가 있으리라고 예감할 수 있었지요. 그렇게 스콧의 실종에 초점이 맞춰져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이후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다들 김아직 작가님의 초서는 모르는 켄터베리 이야기」를 꼭 일독해주시기 바랍니다. 영문학의 고전인 『캔터베리 이야기』와 SF장르 소설이 만난 신개념 소설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글이니 다들 많이 읽어주세요. 그럼 저는 이만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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