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64년 겨울>처럼 사건보다는 ‘분위기’로 이끌어가려고 ‘멋을 부린’ 작품이군요.
1.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붕 뜨는’느낌을 극대화 시켜서 아예 ‘훨훨 날게’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힘 주고 싶은’ 장면을 부각시켜서 확실하게, 독창적으로, 환상적으로 써서 장면과 장면(영상으로 치면 ‘씬’)을 분절 시켜서 소제목을 달아봐도 괜찮게 나올 것 같습니다. ‘봄 같은’ 흔한 비유 대신 더 세련되고 특이한 비유를 사용하시고, 이 때 ‘내가 어떤 분위기, 정서, 감정 등등을 전달하고 싶은가’를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성곤과 상월 사이의 감정은 무엇일까요? 로맨스? 로맨스라면 어떤 종류와 수위일까요? 독자가 이들에게서 뭘 궁금해해야 하는 걸까요? (예를 들면, 둘이 키스를 할 것이다, 안 할 것이다 두근두근…그런 거??)
‘추상적’이라면 ‘길가의 비둘기, 베란다의 선인장’보다는 ‘길가의 선인장, 베란다의 비둘기’가 더 추상적일수도 있겠고, ‘얼음’과 ‘공룡’이 중요한 상징인데 상월이 누구인지 모호하다 보니 그 상징이 상월에게 착 붙는지를 모르겠습니다…
2. ‘붕 뜬다’는 느낌을 줄이기 위해, 인물을 더 세세하게 설정하면 어떨까요. 예를 들자면,
– 성곤이 이 일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서서히, 어쩌다 보니 이 일을 하게 되었다면 그 과정을 좀 더 보여주셔도 좋겠지요.
– 성곤은 왜 소설을 쓰게 되었나. 유튜브를 할 수도 있었을텐데?
– 명함엔 대체 뭐가 적혀 있을까? 구겨야 할 정도로 이상한 내용일까?
– 성곤은 왜 다른 사람을 관찰하는 걸 흥미진진해 할까? 매일 손님 만나는 직업이면 사람에 물릴 수도 있을텐데?
– 상월은 어쩌다 마약을 했나?(이과 같은데…)
– 상월은 어쩌다 처음 이 곳에 오게 되었을까?
+ 퇴고하실 때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내어 읽으시면서 논문->눈물(ㅋㅋㅋㅋ),각테일->칵테일, 입고리->입꼬리, 주문시킬 수->주문할 수 이런 식으로 오타를 수정하시면 독자들이 읽을 때 턱턱 걸리는 느낌이 줄어들어서 고속도로를 편안하게 달릴 수 있겠지요. 지금은 오타가 ‘고속도로의 과속방지턱’이 되고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누군가의 꿈 속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네요.
이건 어디까지나 지나가는 독자의 의견이고 취사선택은 작가님의 몫입니다. (+글쓰는 혈육이 있으시다니 부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