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까지 XX를 봐야 하는 시대 공모(비평)

대상작품: 블루베리 초콜릿 올드패션 (작가: 해도연, 작품정보)
리뷰어: 최현우, 17년 6월, 조회 49

서브리미널 효과에 대해서 들어봤는가? 그 유례는 영화 상영 중간 중간에 1초도 안 되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 콜라광고를 삽입해서 결국 관객들이 콜라에 대한 욕구를 느끼게 했다는 한 영화에서 비롯되었다. 필자는 그것이 간접광고라는 이름으로 요즘 한 유명 막장드라마에서 한 부잣집 사모님이 왕좌마냥 안마의자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것의 모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소설 ‘블루베리 초콜릿 올드패션’은 자각몽을 마음대로 꿀 수 있는 호텔과 그것을 이용하는 수사관의 추리극인 척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작중에서 호텔 ‘세스카-솔베던’이 제공하는 자각몽들은 사실 처음부터 인간의 잠재의식에 다이렉트로 때려 박는 광고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광고에 세뇌당한 주인공은 좋아하지도 않는 블루베리 초콜릿 올드패션을 냉장고가 가득 찰 정도로 주문하고 마치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조작되었던 꿈속의 키워드대로 물건을 구입하는 충실한 광고의 노예가 되어버렸다. 스스로가 원한다고 여겼던 은퇴 후의 미래마저 커피용 발효유를 하나라도 더 팔아먹기 위한 상술에 불과했다.

슬프게도 이러한 현상은 현대에 와서 경악할만한 일이 아니다. KGB수준의 세뇌 없이도 특정 브랜드의 상품이라면 아무리 질이 떨어져도 무조건 찬양하거나, 판매자를 신격 우상화 시키거나, 그 브랜드를 애용한다는 자부심을 넘어서 그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까 내리는 현상은 이제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벌써 지금도 이럴 지인데, 광고기술이 더 발전할 미래에는 도대체 어떤 인간군상이 탄생할지, 필자는 벌써부터 두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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