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너머의 격랑이 살아 숨 쉬는 드높은 천장화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별리낙원(別離樂園) (작가: 이연인, 작품정보)
리뷰어: 견규영, 21년 12월, 조회 116

94회차까지 읽고 쓰는 리뷰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별리낙원이 탄탄하고 정교하며 또한 화미(華美)한 소설임을 언급해주셨습니다. 저 또한 읽어나가는 동안 한 단락도,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에서조차도 허술함이란 것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복잡하고, 따라갈 것과 새겨 지닐 것이 많은 소설이니만큼 선뜻 독파하기 어렵지만, 그렇기에 읽어나갈수록 별리낙원의 세계를 알아간 기쁨이 커집니다.

 

별리낙원은 광막하고도 또 한편으로는 화려장중해서, 사원의 천장화를 우러르듯 숨죽이고 올려다볼 수 밖에 없는 작품인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인류유산으로 남은 프레스코화나 스테인드글라스화가 그렇죠. 탐미와 혼신이 담긴 그 작품들은 어느 극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언제까지고 남겨 전하기 위해 탄생했지요.

그 예술품들이 그렇듯 별리낙원도 수많은 희로애락, 양분할 수 없는 인간군상, 때론 사람을 어리석거나 숭고하거나 비참하게 만드는 연모지정을 수많은 환란과 사건들에 담아냅니다. 그래서 예술을 감상하는 눈으로 소설을 읽으면서도 가슴은 시렸다가 타오르기를 반복합니다. 그야말로 진원과 선우, 수신과 화신의 힘을 품고 서로를 밀고 당기는 두 사람 자체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도록.

 

별리낙원의 배경세계는 정쟁으로 소용돌이치고 정적들은 다양하면서 만만치 않으며 또한 섣불리 피아구분을 할 수 없습니다. 이들이 이어지고 겹쳐지는 갈등관계는 복잡하고 조밀한데 한편으로는 긴장을 잃지 않습니다. 정쟁과 사건중심으로 작품을 읽으려 해도 충실하며, 애정관계에 주안점을 두고 읽으면 또 애절하고 먹먹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서로를 향한 마음에 가장 기울어서 읽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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