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하고 고통스러운 그네의 흐느낌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그네 (작가: 사마란,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5월, 조회 86

좀체 웃지 않는 아이가 집에 실내용 그네를 달아놓고 태워주니 함박웃음이 그치질 않더군요, 틈만나면 그네를 태워

달라고 뗴를 쓰는 통에 퇴근하고 오면 한참동안 아이랑 눈을 마주보고 그네 태워주는게 일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때가 세상 수월할 때였죠, 조금 크고 밖을 나가게되니 놀이터의 그네에 앉은 아이는 쉴새없이 뒤에서 밀어

달라고 보채기 시작합니다.. 나에게는 어지럽기만 한 그네가 아이에게는 어떤 즐거움이 있기에 세상 다가진 듯한

표정으로 그네를 탈까 싶었습니다.. 매일밤 운동겸 아이를 데리고 근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태워주기 시작한 삶이

어느날 둘째로 이어지고 심지어는 어쩌다보니 다음 놈들까지 생기게 되외 십수년동안 그네 밀어주는 일과로 젊은

시절이 다 지나버린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그네를 태워주기 위해 나가는 곳에서는 많은 아이들을 만납니다.. 또래의 친구들은 격이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리죠, 처음 만나든 자주 보든 상관없이 있는 그순간에 놀이에 집중하는 아이들을 볼때 흐뭇합니다.. 부모가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이죠, 부모는 당연히 좋은 부분만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잠시 한눈을 팔더라도 아이들끼리

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한 큰 걱정거리를 가지지 않죠, 또래의 친구들끼리는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라고 여깁니다..

아이가 자라 자기들만의 생활이 짙어지게 되면 살기 바쁜 부모로서는 큰 문제가 눈에 띄지않으면 자연스레 아이의

생활을 좋게 판단하게 됩니다.. 그게 자신의 고단한 삶과 생활에 부대낌이 덜할테니 말이죠, 저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부모는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아이의 눈높이에 생각을 맞춰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단히 노력하다보면 어느

새 아이는 자라있으니 그렇게 살아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은 대단히 공포스럽습니다.. 이 소설의 상황이 전달해주는 현실적 진동폭이 워낙 저랑 비슷해서 그런지 정말

무서운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아이에 관련해서는 그 공감대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작가님이 보여주시는 인물들의 극단적인 심리적 긴장감은 찌릿찌릿할만큼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친구와 놀던 아이가 어느순간 사라져버린 부모의 심정 역시 극단적인 대립적 분노가 표출되지만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일이기에 이해를 할 수 밖에 없고 우연히 아이와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고통을 당하는

아이와 그 부모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또한 이 소설이 이끌어내는 상황적 반전과 의도 역시도 어느순간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장르적 느낌도 상당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작가가 보여주는 우리의 일상속에서 벌어질 수 있는 한순간에 지옥으로 떨어질 지도 모를 상황적 공감이 무척이나

뛰어나기 때문에 읽는내내 이 작품이 보여주는 자극적 즐거움이 가득한 스트레스는 즐겁습니다.. 성욱이라는 아이의

엄마의 시선으로 보여주는 주변 상황에 대한 심리적 긴장감은 여태껏 읽었던 그 어느 단편들보다 좋았습니다.. 물론

후반부의 조금은 작위적인 호러적 가미는 흔히 보아온 여러 호러적 감성과 다르지않아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보여준 이 작품의 감성은 상당히 집중이 잘되는 즐거움이 가득한 장르소설이 아니었다 싶습니다..

아무래도 이 작품의 최고 매력은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입장에서 극단적으로 집착하는 광끼가 대단히 뛰어나게

묘사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르적 상황이 주는 집중도가 뛰어난 작품의 문장때문에 읽어나가는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단편소설이기에 읽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지만 읽는동안 한순간도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긴장감 넘치게 이어지는 흐름

이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독서로 여겨질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반면 반전으로 이어지던 후반부의 상황까지는 대단히

멋스러운 감이 들었는데 뒤이어 보여지는 또다른 반전의 상황과 호러적 감성은 조금은 과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

도 들고 오히려 뜬금없는 반전보다는 중간중간 그 상황의 암시들을 조금씩 드러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건가요, 여하튼 상당히 재미지고 저의 장르적 취향에 부합되는 좋은 소설이라서 즐거웠습니다..

이런 감성이 잘 살아나는 작가의 성향이 보여지는 작품이라면 언제나 환영입니다.. 많은 작품 선보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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