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길들여진 피를 머금은 황금 비파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황금 비파 (작가: 정도경,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5월, 조회 116

제가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대체적인 인식으로는 인신공양, 즉 제물을 이야기할때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

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의 이미지입니다.. 이런 이미지는 동양과 서양이 다르지 않은 듯 합니다..

우리의 전래동화나 전설의 고향속에 등장하는 제물의 존재적 의도 역시 여성이 중심인 경우가 많았고 서양의 신화나

각 나라의 전설속에서도 이런 경향은 자주 등장하죠, 그리곤 여성 제물을 도와주는 남성적 존재성이 등장하거나 때로는

여성 스스로 그 제물의 위험속에서 영웅적 서사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나 인식적인 측면에서 지배적인

이미지는 남성의 영웅적 행위속에 위험에 처한 연약하고 아리따운 여성을 구해내는 이야기가 여전히 어린아이들의

동화속에서부터 그려진다는거죠, 시대가 변하고 남녀의 평등적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현실속에서도 우리의 아이

들은 아직도 자신의 가치관이 제대로 확립도 되기전에 이미 여러 학습적 영역에서 남녀의 존재적 차이를 의도치않게

배우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님 말구요,

 

사실 이 작품은 전설의 고향같은 느낌이 아주 다분합니다.. 아니 심청전이나 별주부전같은 전래 동화처럼 대단히 익숙

한 스토리로 진행이 되는 초반부가 오히려 흥미롭기까지 합니다.. 비파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매력적인 여성이지만

인간들은 어느순간 자신의 이기적 욕심을 위해 한순간에 그녀를 제물로 바치는 비열함을 보여줍니다..

인간들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타인에 대한 적대감은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대표적인 짐승들이죠, 비파녀 역시

그런 짐승들이 자신들의 삶의 영위를 위해 자기들만 아니면 전혀 문제가 없다는 듯, 호수의 제물로 바쳐집니다..

그리고 그녀는 제물로서 괴물같은 호수의 왕을 위해 영원히 호수에서 나가지 못하고 비파를 켜야하는 신세가 됩니다..

수없이 제물로 호수밑으로 던져진 여성들은 살기 위해서 호수의 왕이 요구하는대로 할 수 밖에 없다고 하죠, 그녀는

어떻게해서든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파를 켜죠, 하지만 자신의 비파 연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당하자

황금비파의 나른함으로 호수의 왕을 잠재우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대강 여기까지의 줄거리만으로도 아주 익숙한 동화적 냄새가 마구 풍기지 않습니까, 사실 이렇게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다가 중후반부로 가면 조금 느낌이 달라지며 동화보다는 전설의 고향에 가까운 이야기로 이어지죠, 아마도 성인버전

의 느낌이 많아서 그럴 것입니다.. 뭐 나쁘진 않습니다.. 황금 비파라는 제목에 걸맞은 이야기의 진행도 나름 좋습니다..

무엇보다 여성이라는 존재적 관점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의 주제는 상당히 잘 이해되고 수긍이 되는 부분입니다..

세상이 보여주는 차별적 시선의 모순과 이로인한 상처와 아픔을 잘 그려낸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전설의 고

향같은 작품들이 주는 교훈이나 주제적 스토리같은 것들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 작품은 잘 읽히고 집중하기

수월한 이야기라서 즐거울 수 있습니다..

 

전 작가가 이 소설의 바탕이라고 했던 러시아의 여성 영웅서사라는 사드코의 이야기를 모릅니다.. 뭐 비슷하겠죠,

하지만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동화적 이미지는 작가가 표현해내는 조금은 판타지적인 문장과 여전히 사회적 문제로

사회속에 내재되어 있는 성차별의 여성적 폄하의 시대적 편견을 조화롭게 그려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범해보이는 문장과 이야기의 서사같은 익숙함이 가득한 작품처럼 보이지만 우린 여러 작품들을 통해서 익숙하고 평

범해보인다고 작품들이 주는 어색함까지 자연스러워지지 않는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죠, 이작품 “황금 비파”는

작가의 자연스러운 문장과 이야기의 방식이 어색하지 않게 이어지는 노련함이 있어 보입니다.. 마무리의 감성도 나쁘

지 않게 느끼졌구요, 전반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작가님의 많은 작품이 선보여지길 바랍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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