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소년의 이중적인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이야기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상처 (작가: JIS, 작품정보)
리뷰어: 사피엔스, 10월 29일, 조회 50

우선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장르나 줄거리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리뷰 공모가 마감에 임박했다는 정보를 보고는 얼마 전에 편집장의 시선에 제목이 올라온 것이 기억나 읽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시작하는 도입부는 양귀자 님의 <천년의 사랑>을 연상시켰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도 비슷한 스타일로 도입부를 쓴 소설이 하나 있습니다. 아직 브릿지에 올리진 않았지만) 남자의 시점에서 쓰인 로맨스를 좋아하는지라 계속 읽어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다 점점 등장하는 주인공의 심리, 특히 미스테리한 사건이 벌어질 것을 암시하는 사건 전개와 맞물려 그걸 구경해 볼까 말까 망설이는 이중적인 심리 묘사를 읽으니 러브 크래프트의 소설들이 떠오르면서 장르가 내가 생각한 것과 달리 로맨스가 아닌가 보다 했어요.

아동기, 청소년기는 그런 시기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 신기한 것에 대해 호기심이 가득하고 모험을 즐겨보고 싶으면서도 두려움을 갖고 있는 불안정한 시기. 어른이 되니 경험이 많기도 하고 만사가 귀찮아(?)지다 보니 뭘 보든 뭘 듣든 심드렁해 할 때가 많네요.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십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주인공은 만화방에서 만난 소년이 건네준 쪽지를 보고, 그 재밌는 일이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가 궁금해 미치죠. 하지만 고민 끝에 찾아간 장소가 공포스러워 지레 겁을 먹고 도망을 가는데요. 원래 계획대로 구경을 하기로 다시 마음을 먹고는 숨기 좋은 장소를 찾아내고 맙니다. 이 부분에서 이미 소설의 반에 해당하는 분량이 지나갔지만 지루하지가 않았어요. 그만큼 소년의 심리 묘사가 생생했고 손에 땀을 쥐게 했으니까요.

그리고 마침내 벌어진 일은 사춘기 소년들이라면 1순위로 관심을 가질 만한 사건이었죠. 장면에 대한 묘사와 또 그것을 훔쳐보는 소년의 심리를 읽으며 저 또한 스릴감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등장하는 사건에 소년과 마찬가지로 경악을 금치 못 했죠. 도대체 왜 저런 짓을…? 후에 밝혀지는 이유를 읽고는 안타까웠고요.

사춘기 소년의 변덕과 이중성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였네요. 서글프고 착잡한 기분이 들면서 우울한 여운이 남는 글이었습니다.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말씀드리자면, 생생한 묘사는 좋은데 부사, 부사구, 형용사의 사용이 과하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그 당시, 그 만화방은 요즘의 아기자기한, 혹은 세련된 실내장식의 만화방이나 만화카페 같은 곳과는 여러모로 사뭇 분위기가 달랐어요’에서 ‘여러모로’나 ‘사뭇’ 둘 중에 하나만 쓰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당시’를 빼셔도 좋을 것 같고요. 그래도 의미가 잘 전달될 것 같고요, 부사나 형용사가 과도하면 문장을 읽을 때 속도와 리듬감을 떨어뜨려 가독성이 안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쓰인 문장들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OO하는 소리가 귓속에 들려왔다’라는 표현도 ‘귓속에’를 빼셔도 좋을 것 같고요. 원래 소리는 귀로 듣는 거니까요. ‘왠지’와 ‘OO하기 시작했다’라는 표현도 자주 등장하더군요. ‘OO가 머릿속과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 문장에서도 머릿속이나 마음속 둘 중 하나만 쓰시는 게 깔끔해 보입니다. 사실  ‘떠오르다’라는 단어 자체가 ‘기억이 되살아나거나  구상되지 않던 생각이 나다.(출처 : 네이버 국어 사전)’라는 뜻이 있어 마음속, 머릿속이라는 부사구 자체가 필요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원래 기억과 생각은 머리로 하는 거니까요. 퇴고하실 때 소리 내서 읽어보시면 턱턱 걸리는 부분들이 있으실 거예요. 부사나 형용사의 경우 이 문장 안에 정말 이 단어가 들어가야 하는가, 없어도 내용 전개나 이해에 아무 문제가 없진 않은가, 없으면 가독성이 더 좋아지지 않는가를 염두에 두고 하나하나 지워 보시면 전체적인 가독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어줍잖은 조언을 드리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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