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영 작가의 <공간도둑- 상>의 이야기는 마치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같다. 길을 잘 가고 있다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 아스팔트의 중앙선이 그렇고,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 나의 몸 일부분도 그렇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지? 싶은 이야기들이 호기롭게 주인공을 둘러싸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떤 물건도 아닌데 나의 몸 일부는 사라졌고, 주인공들 얼떨결에 사라져 버린 나의 종아리를 찾아 나서는 여정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신의 몸에 붙어 있는 것이 어찌 떨어졌을까 싶지만 사라져 버렸음에도 전혀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하니 더 이야기의 속내가 궁금하다.
마치 그림의 일부처럼 사라져 버린 공간 속에 일부처럼 그것을 도려낸 자를 ‘공간도둑’이라고 불렀다. 신기하기도 하고 독특한 이야기가 재밌게 읽힌다. 상의 이야기는 짧지만 이야기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처럼 여러 곳에 호기심을 돋우는 것 같다. 짧지만 다음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마구마구 여기저기 장치를 더해내는 것 같다.
언제 뒤집어도 이야기가 술술 나올 것처럼 드러내는 이야기가 재미있어 짧은 이야기지만 맛깔나게 읽었다. 서서히 시작되는 음모 속에 어떤 음모가 숨어있을지 기대가 된다. 시작 전에 드러나는 이모저모의 상황이 점점 더 이야기를 고조시킨다. 그런 동시에 이야기를 추측하게 되게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된다. 권선영 작가의 이야기를 처음 읽어봤는데 다음 이야기가 어떡해 전개될지 하의 이야기도 어서 읽어보고 싶다. 긴 이야기보다 짧지만 다음 이야기를 부르는 이야기가 요즘 점점 더 좋아진다. 어떤 이야기를 특정지어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접하지 않았던 세계의 이야기의 시작점이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어둠 속에서 그러나는 음모 속에 빼았고, 뺐기는 싸움이 시작될 것 같다. 점점 더 모를 음모 속으로 빠져들며 긴 호흡의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어둠 속에서 그들이 너를 찾아올 때 너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할 거야. 그렇지 않음 네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