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에, 나의 마리에 감상 브릿G추천 이달의리뷰

대상작품: 마리에, 마리에 (작가: 번연, 작품정보)
리뷰어: 0제야, 20년 10월, 조회 123

번연 작가의 소설은 끝없이 신비하다. 작품 자체의 분위기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설정과 문장이 조화롭고 치밀한 전개와 암시가 독자를 끝까지 몰고 간다. 하나의 문장으로 소설 전체의 이미지를 뒤집어버리거나 예측을 또 다른 예언으로 바꾸기도 한다. 내가 걷던 길을 기분 좋게 틀어버린 어떤 순간에도 ‘반전’을 맛보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도착해 있다.

이름과 모습이 비슷한 두 존재에 대한 소설은 이전에도 무수하게 존재했으나, 번연 작가의 작품은 그럼에도 새롭다. 이전의 것들과 같은 결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복제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가도 사랑을 말하며, 연금술사가 등장했다가 죽어가는 인간들이 보이는 이 단편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두 목소리의 호명이 있다.

 

야옹, 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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