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처음부터 이 작품을 밀었습니다… 팬아트&캘리

대상작품: 히든 채널 (작가: 적사각, 작품정보)
리뷰어: 매미상과, 2시간 전, 조회 11

평소에도 적사각작가 님의 글을 좋아했기에 기대를 하며 봤는데, 이번에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정말 찰지게 살려낸다는 거다. 다이얼 TV를 뚝뚝 돌리는 손맛, 채널과 채널 사이에서 지글거리는 잡음, 흑백 타일이 뒤섞이는 그 찰나의 묘사가 실제로 다이얼 TV 앞에 쪼그려 앉아 있던 기억을 소환한다. 요즘 세대는 모를 그 감각인데, 그걸 이렇게 생생하게 살려낸다는 게 대단하다고 느꼈다. 리모컨으로 채널을 휙휙 넘기는 게 당연한 아이들이 채널 사이의 존재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장면은 괜히 씁쓸하면서도 웃겼다.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배경 묘사 안에 공포를 은은하게 녹여내는 방식도 좋았다. 무서운 장면을 대놓고 들이밀지 않고, 평범하고 따뜻한 가족의 일상 속에 이질감을 조금씩 심어두는 방식이라 오히려 더 오래 찜찜하게 남는다. 아빠의 고물 수집병, 엄마의 잔소리, 장롱 안에 숨어드는 아이의 모습이 전부 익숙하고 사랑스러운데 그 사이로 슬그머니 끼어드는 공포가 더 무겁게 느껴졌다.

소원을 빌고 편두통이 사라진 줄 알았던 아인이 결말에서 다시 그 고통을 돌려받는 구조도 인상적이었다. 소원이 이루어진 게 아니라 누군가의 고통을 잠시 대신 맡아준 것이었다는 설정이 단순한 도시전설을 훨씬 서늘한 이야기로 만들어준다. 대가 없는 소원은 없다는 걸 이렇게 은근하게 풀어내다니.

학생이 주인공임에도 대사가 매끄럽고, 문장이 읽기 쉬우면서도 리듬감이 있다는 느낌도 이번 작품에서 여전히 빛났다. 오디오북으로 만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p.s 적사각 작가님이 소설을 올리신 공포 잡지에서 일했는데요. 적사각 작가님의 다른 작품이 뽑혔지만, 다른 후보작이었던 이 작품이 저는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품의 느낌을 살려서 포토샵을 이용해서 무료 이미지를 편집해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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