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할라, 엄마 눈물 좀 마셔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맛있게 먹거라 (작가: 대홍수,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9년 9월, 조회 43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제일 좋아라하는 장르적 취향이라면 좀비물입니다.. 좀비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알지 못할 때 돌아가신 로메로옹의 좀비영화를 비디오로 접한 후 일종의 공포영화의 전형처럼 느껴졌더랬죠, 잔인하고 무섭지만 머릿속에 오랫동안 머물러 두려움을 남기지는 않는 그런 유형의 장르였던지라, 귀신이나 유령이 나오는 영화들과는 다른 취향적 재미가 있었습니다.. 로메로 할배의 좀비의 확장성이 수없이 많은 영화적 방법론으로 이어지고 심지어 국내의 좀비적 취향 역시 소설속에서 끊임없이 확장되어 나가면서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즐거웠습니다.. 그 중심에 황금가지 출판사의 좀비문학 기획들이 큰 재미를 안겨주었고 여전히 즐기고 있습니다.. 많은 젊은 작가들의 취향과 상황적 스릴러의 긴장감을 이끌어내기에 좀비의 설정만큼 매력적인 것도 드물긴 하죠, 가장 강력한 취향저격인셈입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사실 좀비의 설정으로 이루어진 미디어적 확장성은 그 기본골격은 아주 전형적입니다.. 좀비라는 개체가 주는 방향은 수많은 작품적 설정속에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일종의 아포칼립스적 종말의 세상을 전달하기 가장 손쉬운 설정매개이니까 말이죠, 그리고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쉽게 지옥의 나락을 보여줄 수 있는 소재로서 전염만큼 위험한 것도 없잖아요, 그리고 이러한 전염이 자신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위협을 느낀다는 공포감은 어떠한 스릴러나 공포적 설정에 있어서도 뒤지지 않는 무한한 소재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형적 설정에서 확장된 부분은 종말적 상황과 좀비라는 개체의 중심속에서 인물들과 그들이 엮어내는 드라마틱한 서사의 범위가 중요하더군요, 새로운 독창적 방법론을 생각해낸다면 그것 자체만으로도 즐겁지만 흔하디흔한 신파나 영웅적 방법으로 이끌어내더라도 좀비물의 즐거움은 개인적으로 항상 기본 이상은 됩니다..

이번 작품은 아주 단순한 줄거리와 상황적 직관이 이루어지는 단편소설입니다.. 군더더기가 없이 바로 좀비적 상황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좀비가 되기위한 전제조건은 수없이 많이 겪어봤고 또 그말이 그말이었던 관계로 이제는 좀비물도 내가 왜, 니가 왜 좀비가 되어서 날, 우리를 힘들게 하느냐라는 시작적 거추장스러움은 넘겨버리는 배려는 있는 것이지요, 작품은 한 단란한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세상 누구보다 자상하고 완벽한 듯한 남편(실제로 가능하겠죠?)이 우연히 개에 물려서 집으로 오자마자 아내를 위협합니다.. 갑자기 좀비가 되어버리고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런 남편을 방어하며 자신과 5살된 딸아이 혜민이를 구하려고 하는 생존의 상황이 급박하게 펼쳐집니다.. 소설은 직선적으로 좀비가 되어버린 남편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집안내에서 고군분투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로 단순하지만 대단한 스릴감과 긴장감을 보여주는 재미진 작품입니다.

짧은 단편이 주는 즐거움중에 가장 큰 부분은 후반부의 생각지도 못한 반전과 짧지만 급박하게 이어지는 상황적 매력입죠, 이 작품은 좀비물의 전형적인 스토리와 상황에서 벗어나지 않은 흔한 좀비물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즐겁게 읽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 없이 단순한 좀비와의 생존상황이 가족내에서 급박하게 펼쳐지는 모양새가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끊김없이 시작점부터 후반부의 반전이 이루어지는 시점까지 작가는 한순간도 시선을 놓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부모의 입장에서 그리고 아내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처해진 상황에 대한 심리적 표현이 저로서는 마음에 들더군요, 조금 어설픈 면이 없진 않지만 가족의 일원,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 대한 애정과 현실적 판단의 딜레마에 고통받는 여성의 심리는 단편이라는 한계속에서 충분히 살아있는 듯 합디다.. 물론 더 많은 독창적 좀비물의 세계관이 확보되고 고민되어서 전형적이고 흔한 좀비적 상황보다는 조금 더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설정이 이루어진다면 말할 것도 없겠지만 이 작품은 애초 그런 부분보다는 좀비 아포칼립스의 가장 최악의, 가장 최소한의 공포적 세상을 다룸에 있어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는 생각이 들구요, 제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의 가장 큰 것은 아마도 마지막 결말과 흔하지만 쉽지않은 반전의 연결이라는 것입니다.. 거기까지가 딱 좋았습니다.. 결말의 의도는 군더더기없이 이루어진 직선적인 좀비물의 끝장면으로 충분히 저에게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시작시점에 인식한 제목의 의도와 마지막에 보여준 의도와 그 문장의 감흥이 주는 매력은 상당하더라구요, 늘 독창적이고 새로운것만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저로서는 단순하고 전형적이고 흔한 스토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공감과 그 상황적 즐거움에 몰입될 수 있다면 그것이 제일 좋은 대중소설의 특성이라고 생각하거덩요, 물론 만고 제생각이지만, 여하튼 짧지만 아주 즐겁고 재미진 작품이었습니다.. 마지막 작가님 코멘트를 보면서 전문가가 보면 아쉬울지라도 비전문가인 저로서는 당선작으로 여기고 싶습니다.. 힘내시고 행복하시고 좋은 작품 많이 선보여주세요, 건필하시길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