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の唄
달의 노래
선언문
1. 본 리뷰는 김우진 작가님의 <달의 아이들>을 1회차부터 75회차까지 전부 읽고, 공지글 3개까지 모두 읽고 집필한 팬픽리뷰글입니다.
2. 본 리뷰를 집필하는 리뷰어 난네코는 대체로 웃기고 약빤 내용의 리뷰글을 집필하나, 이 리뷰글은 경애하는 위대한 대문호 김우진 작가님의 문학적 재능을 칭송할 목적으로 진지하게 집필하였습니다.
3. 본 리뷰글은 팬픽리뷰글이며, 김우진 작가님의 <달의 아이들> 1부의 내용을 오마주했습니다. 작가님이 10년에 걸쳐서 쓰신 3부작 장편소설 <달의 아이들>의 시작이자, 작가님이 고등학생 시절 ‘제15회 전국농어촌청소년문예제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Fly me to the moon>을 초안 삼아 살을 붙여서 만든 것이 <달의 아이들> 1부이기 때문입니다.
창가에 스며드는 작은 빛줄기
부드럽게 물결치는 나뭇잎
당신과 마주하는 이 짧은 순간을
애타게 기다렸던 내 마음을 알고는 있나요
어째서 그렇게 눈물 흘리나요
작은 파랑새는 가까이 있는데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세요
그 짙은 눈동자가 은은하게 빛날 수 있도록
고요한 어둠이 세상을 감싸 안으면
빛으로 물들어 당신에게 닿을게요
여명이 다가와 우리를 갈라놓아도
언제나 당신만을 그리며 기도하고 있을게요
오늘도 슬픈 표정을 짓는 당신
말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죠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세요
그 입가에 작은 미소가 남을 수 있도록
고요한 어둠이 세상을 감싸 안으면
빛으로 물들어 당신에게 닿을게요
여명이 다가와 우리를 갈라놓아도
언제나 당신만을 그리며 기도하고 있을게요
새하얀 별들이 하나둘 빛을 잃어도
아련한 추억이 서서히 잊혀져 가도
나를 영원히 기억하지 못해도
언제나 당신만을 그리며 노래하고 있을게요
달은 언제나 내 곁에 있습니다. 흐리멍덩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숫자를 세며 긴장과 불안감을 떨쳐내려고 발악합니다. 2025년 8월 6일에도 달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평소 달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커다란 달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서 무섭기도 하고, 축복이기도 합니다. 2024년 8월 7일이 되었습니다. 순경인 나, 김태성은 상담심리사를 목표로 공부하는 대학원생 이하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나 씨도, 나도, 달을 참으로 좋아합니다. 모닥불 곁에 누운 채 하늘을 바라보면 행성, 별, 그리고 달이 아름답게 밤하늘을 수놓습니다. 하나 씨도 나도 이런 풍경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나에게 있어서 달은 유일하게 동경하는 대상이자 인생의 전부입니다. 달을 좋아하는 이유를 고민해봤지만, 명확하게 해답을 내리지를 못하였습니다. 하나 씨는 나, 김태성이 달을 좋아하는 이유를 ‘달이 좋으니까 좋은 거예요.’라고 해답을 내려줍니다. 그저 좋아하니까. 좋아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나와 달리, 하나 씨가 달을 좋아하는 이유는 시적이고 낭만적입니다. 부끄러움을 느끼며 고개를 숙인 그녀의 얼굴이 분홍빛으로 상기되었습니다. 하나 씨는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든, 하나 씨의 곁에 있으면 행복해질 것입니다.
2024년 8월 18일이 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북부 키이우 주에 있는 유령도시 프리피야트(При́п’ять)가 떠오르는 폐허에서 우리는 함께 깨어났습니다. 프리피야트(При́п’ять)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 때문에 버려진 도시입니다. 유령도시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풍경입니다. TV와 전화 같은 외부 소식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전부 먹통인데다가,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와 키오스크 같은 전자 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며, 생존자의 흔적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와 하나 씨가 서점 책장에서 소설책을 꺼내서 읽던, 편의점에서 즉석 카레를 만들어 먹던, 인생네컷을 찍던, 그 어느 곳에도 사람이 없습니다.
2024년 8월 27일이 되었습니다. 근처를 열심히 수색했지만, 사람은커녕 벌레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적막하다 못해 음산합니다. 나, 김태성과 하나 씨를 제외하곤 사람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걷다가 멈추고, 걷다가 멈추고를 반복하면, 우리처럼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사람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이란 희망을 품으며 앞으로 나아갑니다. 다리가 아픈 하나 씨를 내가 업은 체로 고속 도로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넘어갑니다. 하나 씨의 미세한 숨소리가 가깝게 들립니다. 하나 씨의 가녀린 두 팔이 내 목을 두릅니다. 가족이 아닌 이성을 등에 업는 것이 처음이라서 민망하기만 합니다.
고속 도로 위를 걷는 동안 편의점도 마트도 보이지 않습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한 다는 것을 뜻하는 불길한 징조입니다. 하나 씨는 어린 시절에 넓고 푸근한 아버지의 등에 업히던 기억이 난다고 합니다. 하나 씨가 중학생이었을 때,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제 4~5살 때 아버지는 건설현장에서 감전사고를 당해서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6살 때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다가 큰 화상을 입으셨습니다. 화상을 입은 어머니를 친구들이 괴물같다고 놀리고, 어린 나에게 용돈도 제대로 주지 않는 어머니여서, 저는 어릴 때까지 어머니를 피해다녔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부모님께 편지쓰기 대회를 통해서 어머니와 사이가 좋아졌지만, 제가 대학교에 들어간지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간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달을 향해 날아간다’는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며 후회 속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항상 곁에 있던 누군가가 사라지고 나서야 하는 후회는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그 사람이 소중했다는 것을 그 사람이 사라지고 나서야 깨닫게 되지요. 하나 씨는 말없이 나를 꼭 안아줍니다. 참으로 따듯합니다.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습니다. 부드러운 살갗이 닿아서 간질거리는 느낌이 참으로 생경합니다. 지금 나에게 하나 씨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2024년 8월 30일이 되었습니다. 고속 도로를 벗어나자, 깊고 어두운 터널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불빛하나 없이, 나는 하나 씨와 손을 꼭잡고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향해 걸어갑니다. 달을 좋아하고, 껴안고, 손을 잡고,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나와 하나 씨는 누구보다 가까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게 되자, 물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하나 씨를 나는 누구보다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저 달에 맹세코, 하나 씨를 사랑합니다. 우리 둘만 존재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합니다. 우리는 낙원에 살고 있는 겁니다.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를 위해서 만들어준 에덴 동산이 바로 이 곳입니다.
이 세상에는 아름다운 달이 있고, 사랑하는 하나 씨가 내 곁에 있습니다. 이 이상으로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나는 하나 씨와 연애도 하고, 하나 씨와 크리스마스도 함께 보내고, 웨딩드레스를 입은 하나 씨의 손가락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워주면서 청혼도 합니다. 달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는 달의 꿈처럼 달콤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둘만의 세상에서 행복할 수만 있으면 됩니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저는 하나 씨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을 겁니다. 달을 사랑하는 마음처럼, 변치 않고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정말? 정말로? 그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어?
정말입니다. 제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부러진 전봇대에 다리가 깔려서 뼈가 으스러지고, 암에 걸려서 고통받으며 죽음만 기다리는 처지가 된다면?
그때가 되어도 저는 하나 씨를 사랑하고, 달을 사랑할 겁니다.
심신이 망가진 너랑 사는 게 힘들어진 하나 씨가 너랑 같이 뛰어내려도?
제 마음은 언제나 하나 씨에게 있습니다. 하나 씨가 바라는 것이, 제가 바라는 것입니다. 하나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생각도 못할 정도로 저는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하나 씨의 미소, 하나 씨의 손길, 하나 씨의 숨소리. 저는 전부 기억해요.
그래. 그럼 되었어.
달에서 내려진 빛의 기둥이 만들어졌습니다.
너는 그녀를 만날 자격이 있어. 이제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야. 현실에서 기다리는 그녀를 만나러 가.
나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빛의 기둥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하나 씨를 만날 수만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고, 절망을 주었고, 그녀를 파괴했었습니다. 다시 되돌릴 수만 있다면, 다시 그녀를 만날 수만 있다면, 저는 그녀를 처음 만났던 곳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달빛을 머금은 그녀의 미소를 어찌 잊어버릴 수 있겠습니까? 달을 보며 반짝이는 눈빛을 어찌 잊어버릴 수 있겠는지요? 빛의 기둥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록 달빛의 파편들이 아스라이 내 몸을 휘감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번쩍거리는 빛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아득하게 빨려들어갑니다.
아아, 빛의 너머에서 벤치에 앉아서 주변을 이리 저리 둘러보 나를 찾는 하나 씨가 보입니다. 몇 년을, 몇 개월을, 몇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나는 뒤에서 하나 씨의 손을 살며시 잡습니다. 달빛을 머금은 눈동자 속에서 달의 바다가 비춰 보입니다. 하나 씨는 끝내 울음을 터뜨립니다. 나는 하나 씨를 품에 안고 말합니다. “고마워요, 하나 씨. 그리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귓가에 달의 노래가 들려옵니다. 빛나는 달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입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