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의 사람들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콘크리트 (작가: 점선면, 작품정보)
리뷰어: 주렁주렁, 8월 26일, 조회 54

전직 검사였던 세휘는 남편과의 이혼소송과 양육권 분쟁 중에 고향인 안덕으로 내려옵니다. 아들인 열살 난 ‘수민’과 함께요. 아들이 엄마와 살겠다고 했기에 가능한 동행이었지만 언제든 남편이 데려갈 수 있고요. 고향에는 엄마 혼자 계신데 변호사로 안덕에서 새출발 하려는 세휘에게 엄마는 자꾸 안덕에서 이름 난 당숙을 만나보라고 합니다. 당숙은 세휘에게 자신의 친한 동생이 임금 체불 소송에 휘말릴 것 같다며 도우라 하는데 하필 그 동생 마트에 불이 날 뿐만 아니라 그 동생도 사라져요. 현장에는 엄지 손가락 하나가 남아있고요. 납치인지 실종인지 살아는 있는지 전혀 단서가 없어요.

엄지 손가락은 지문 등록이 안 되어 있던 여자 손가락으로 추정되고요, 당숙의 또 다른 친한 동생 역시 가스 폭발과 함께 사라집니다. 이번에는 현장에 검시 손가락만 하나 남아있는데 그 검지는 첫번째 실종된 동생의 손가락입니다.

세휘는 이 사건에 깊숙히 관여하게 되고, 뜻밖의 용의자가 나타나는데….

 

 

현재 네 가지 사건을 다룬 ‘file4’까지 연재 중인 점선면 작가님의 [콘크리트] 도입부입니다. 마지막 장인 ‘file 5’앞두고 있고요.

 

첫 번째 사건 부분을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만, 배경과 캐릭터 설명을 해야하는 부분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고요. 그 부분만 넘어가면 두 번째 부분부터는 읽는데 속도가 붙는데 뒤로 갈수록 더 흥미진진해져요. 가령 저는 파일1을 읽는데 한 5일 정도 걸렸는데, 나머지 부분은 어제 일요일 저녁에 다 읽었어요. 앞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내용이 뒤로 가면서는 단서가 되고, 실시간(과 언제일지 모르나 뒤이어 벌어질)으로 사건이 터지니까 긴박감이 넘칩니다. 몸싸움이랄까, 인간의 육체나 상황이 주는 긴장감도 상당하고요. 작품 설명 태그의 ‘스릴러’라는 말이 딱 맞는 느낌이었어요.  재밌습니다. 아직 완결은 안 났으니 뒷부분을 마저 보면 느낌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요, file4 까지는 재밌어요.

 

단지 아쉬웠던 것 중 하나는, 주인공인 세휘입니다.  알콜중독/변호사 이런 설정은 이쪽 장르에서 특이한 부분은 아니니 익숙한 느낌까지 받았는데요. 이런 부분이요. 세휘는 남편과 연애결혼을 했고 둘 다 검사고 둘 다 일을 계속 해왔어요. 특별한 설명이 없는 걸로 봐서는 남편이 뭐 엄청난 집 2세 같지는 않고요, 그랬다면 가난한 집 출신인 세휘랑 결혼을 안했을 것 같거든요. 물론 죽도록 사랑해서 결혼했을지 모르나 그 설명은 못 봤어요. 그니까 제가 의아했던 건, 이 상황만 보면 남편도 딱히 잘난 사람이 아닐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세휘나 이 소설의 논조는 남편이 양육권을 가져갈 것이라는 식으로 분위기를 잡는지? 모르겠는 겁니다. 설명이 없으니까.

제가 과문해서 그런지, 서울에서 검사(공무원)하는게 안덕으로 내려와 변호사 하는 것보다 양육권 소송에서 유리할 것 같은데 안덕에서 변호사로 돈을 버는게 유리하다라는 세휘의 설명으로 끝이에요. 세휘도 알텐데요, 안덕이 망해가는 도시라는걸. 독자도 아는 걸 세휘가 모를리가 없을텐데 뭐랄까요……굉장히 생략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렇게 내려와서, 양육권을 따기 위해서 뭘하느냐, 저는 세휘가 변호사 사무실을 어디다 구했는지 출퇴근은 하는지(사무실에 양주병이 많다는 건 압니다) 설명이 없어요. 공무원 때려쳤고 자영업 시작했음 영업을 해야할텐데 영업을 안 해요. 그 정도의 바보는 아닐 것 같은데….그럼서 당숙한테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식으로  세휘나 소설은 말합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인 세휘가 비호감으로 느껴진다면, 그건 알콜중독이라서도 때로는 비겁해서도 또 완벽한 인간이 아니라서가 아니라, 말로는 양육권 어쩌고 하면서 자기 사무실에서 변호사 일을 하는 묘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들 뺏길까 걱정하고 엄마 치매 걱정하고 당숙이랑 남편땜에 불안한데, 일은 하나도 안 하는 거 같은데 사무실 월세나 생활비 걱정같은 건 안 해요.

그리고 세휘가 왜 돈이 없다는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공무원이라 박봉이었던건지, 투자를 해서 날린건지, 아님 양육권 분쟁에서 유리하려면 돈이 더더더더더 많아야 해서 그런건지…..이런 부분들 설명이 너무 적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세휘’라는 한 인간의 벼랑끝 불안이라는 느낌보다는 기존에 본 유사한 상황의 엄마들 입장을 가져와 제 상상으로 세휘를 채워넣으면서 읽어가는 느낌도 받았어요. 세휘 캐릭터가 모호하달까, 실체가 부족하달까, 그렇기 때문에 세휘의 가족들 – 엄마, 수민, 전남편 – 은 번갈아서, 세휘가 괴롭다는 걸 설명하기 위해 소환되는 도구들(용도가 끝나면 무대 밖으로 사라졌다가 필요하면 다시 소환됐다가)이란 느낌도 들었고요. 읽으면서 세휘가 40대라고 짐작했는데 가임기 얘기하는 거 보면, 50대인가 싶기도 하고…..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한 설명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보는데, 그러면 분량이 엄청 나 지겠지요. 쩝.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소설은 지금 캐릭터는 많은데 각 캐릭터에 부여된 분량이 짧아요. 웹소설이란 형태때문에 그렇겠다 싶긴한데, 읽으면서 이런 부분이 아쉽더라고요.

 

덧.

1. ‘점선면’이란 작가님 성함을 처음 봤을때 든 생각이마츠모토 세이초 팬이신가? 했어요. [점과 선]이란 장편 제목이 떠올라서 그랬나 봅니다.

2. 동물 학대 묘사가 좀 나옵니다. 이쪽으로 취약하신 분은 그 부분은 좀 건너뛰면서 읽으시는게 어떨까 싶어요. 잠깐씩 나오는데 그 부분에서 전 사선으로 문장을 대충 흩으면서 넘어갔어요.

3. 용의자가 무협소설 팬입니다. 오 그렇겠네……좀 감탄하면서 이 부분을 읽었어요

4. 칼 세이건 이름이 뜬금없이? 나옵니다.

5. 어쨌든 현재까지 재밌는 스릴러 소설입니다. 전 작품 소개랑 태그만 보고 읽었는데, 매회 작가의 코멘트를 안 읽고 쭉 읽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저한테는 몰입에 방해가 된다는 인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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