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담, 괴물 장미
로맨스릴러의 가장 큰 특징은 ‘오묘함’이라고 생각한다. 로맨스는 로맨스인데 마냥 설레거나 사랑스럽지만은 않고, 스릴러는 스릴러인데 마냥 섬뜩하거나 긴장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그 오묘함의 줄다리기를 얼마나 섬세하게 끝까지 유지하는가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괴물 장미>의 우아한 줄다리기, 우아한 오묘함을 짚어갈 수 있음에는 더없이 즐거웠다.
메리는 설명할 수 없었다. 어째서 날갯죽지 사이가 뻐근한지, 쇄골이 단기고 코끝이 얼얼한지, 심장이 뛰고 눈가가 뜨거운지. 모든 게 처음 느끼는 것이었다.
<괴물 장미>의 리뷰는 대체 어디서부터 어떤 문장으로 시작해야 좋을지 오래 고민했으나, 끝까지 적절한 답을 찾지 못했다. 매혹적인 뱀파이어와 잔혹한 인간, 가정에서의 폭력과 사회에서의 폭력, 과거와 현재 운명과 선택 같은 것들이 끊임없이 연결되고 부딪히는 과정에서 서로를 증오하고, 이해하고, 미워하고, 사랑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압축하여 드러낼 방법이 없었다. 메리가 미묘한 감정의 변화들을 겪으며 치열하게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가 반짝임이 예쁜 책에 담겨있으니, 부디 모두 <괴물 장미>의 줄다리기를 행복하게 즐겨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