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락한 거리에서 따스함을 찾다 – 비 내리는 밤. 공모(감상) 공모채택

대상작품: 비 내리는 밤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아이버스, 19년 6월, 조회 47

보통 비가 오는 날씨라 하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현대 문학에서 저는 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품 하면 손창섭의 [비오는 날]이라 생각합니다. 전쟁으로 인해 암울한 분위기. 그리고 사람들의 처진 내면과 무기력함이 마치 내리 꽂히는 빗방울처럼 축 늘어지는 분위기가 생각납니다. 이렇게 비에 대한 첫인상은 그리 달갑진 않습니다. 저 역시 아침에 일어나 비가 오면 활기참 보다는 늘어지고 나태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마치 기운을 내 주기 보다는 뭔가 무게감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소재 같죠.

 

[비 내리는 밤]을 처음 읽었을 때 느껴지는 분위기는 이런 느낌을 생각하면 쉽게 와 닿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끝나가는 밤입니다. 거기에 비까지 내립니다. 축 늘어진 채 거리를 혼자 걷는 주인공의 인상을 강하게 받게 만들었습니다. 주인공인 ‘나’는 우산 하나 없이 쇠락한 상점가 골목을 어슬렁거립니다. 마치 비에 푹 젖어 무기력함을 끼얹은 주인공. 그게 제가 ‘나’라는 주인공에게서 처음 받은 인상이었습니다.

 

나는 어떤 아픔을 가진 사람 같습니다. 다만 무슨 아픔을 가졌는지는 본문에서 드러나진 않습니다. 다만 들렀던 어떤 가게의 아저씨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 아픔을 어렴풋이 알 수 있습니다. 나는 답답합니다. 고민도 많아보입니다. 세차게 내리는 빗방울처럼 아저씨에게 고민을 토로합니다. 사실 그 고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답답함을 토로하는 부분은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빗길을 뚫고 와 이 외진 가게에 오면서까지 답을 구하려 했던 게 뭐였던 간에 간절함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이 글의 대답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뭔가 거창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단순하면서 울림이 있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본문을 여러분이 읽어보시고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모두 읽고 나서 밖에 내리는 빗방울을 보며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작품에서 비는 하나의 시련으로 생각됩니다. 누구나 겪는 인생의 역경이나 고난의 한 순간 같습니다. 그리고 그걸 우산으로 피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머리에 잔뜩 맞아 젖어버립니다.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작품의 아저씨만의 대답도 있지만 그에 대해 독자들이 고민해 보는 시간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 내리는 밤은 거창한 교훈극도 그렇다고 치밀한 서사로 만들어진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저 나의 평범한 짧은 여행기입니다. 하지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무기력함이 아니라 그곳에선 따스함이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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