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뷔, 시공간의 낯익음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차원의 숲 (작가: 김설단,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9년 6월, 조회 70

문득 지금 이순간, 이 공간이 분명 어디선가 내가 본 듯한, 아니 그때 그자리에서 이 사람들과 이 순간들을

느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하필이면 이 순간에 그런 생각이 드는걸까,하고 혼자 고민을

해보곤 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기시감의 감각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꿈에서 본 듯한, 그 모습들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비로소 떠오르는 것이죠, 과거의 어느 시점에선가 미래의 나의 모습을 본 듯한 그 생경스럽지만 아주

자연스러운 경험의 기시감 말입니다.. 물론 일어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그 상황이 벌어진 직후 떠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이러한 기시감은 명확한 이미지로 남진 않습니다.. 그냥 이거 어디선가 본 듯한데라는

희끄므리꾸리빠꿈한 인식적 흐릿함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저로서는 분명한 기억속의 경험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이상하게 자주 이런 기시감을 경험하곤 하니까요, 누군가의 말로는 제가 항시 얕은 잠을 자고

기억하지못하는 꿈을 코골이속에서 수십, 수백번을 번갈아 꾸기 때문이라는 우스개소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래서 그럴까요,

 

시공간의 변형이 이루어진 미로속에 갇혀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군요, 그가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는 이유는

그가 만들고 풀어낸 알고리즘의 공식의 시공간의 차원의 연걸고리의 실체를 스스로 밝혀내기 위해서이겠죠,

공식과 이론만으로는 그 현실적 구현이 쉽진 않기에 그 누구도 나서지 않는 실험의 시스템속에 자신 스스로 그 답을

찾아내겠다는 거겠죠, 하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그가 만들고 들어간 프로토타입의 모델의

공간속에서 아직까지 한치의 앞도 벗어나지 못한 체 그 스스로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데자뷔에 갇혀버린 신세니까요,

그의 기억조차 이 공간속에서는 그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니 그가 오늘 발견한, 내일 발견할, 어제 발견된 공간속의

이미지와 흔적들은 언제나 그 답을 내놓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택한 비트속의 경계를 벗어나야만 그가

그토록 염원하고 이루고자하는 시공간의 연결을 발견할 수 있을겝니다.. 그는 그로 인해 자신을 떠난 누군가의 삶에

대한 죄스러움과 회한을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자신의 지적 능력으로 이용하여 되살려보려고 하는거죠 안타깝게도,

 

작품속에 그려지는 물리학적 또는 과학적 지식의 범주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딱히 알려준다고해도 알 수 없을테구요

시간과 공간의 차원을 넘나드는 타임머신의 물리학적 상대성 이론같은 개념 역시 굳이 알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저는 이 작품속에서 작가님이 보여주는 인물의 심리와 그 주변의 공간과 상황들이 주는 감성적 이미지와 그 의도에

대한 문장의 매력을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좋습니다.. 시작점부터 펼처지는 인물이 반복적으로 행하는 걸음걸이에서

품어져나오는 온갖 심리적 무게감이 굳이 인물이 스스로 끄집어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머리속에 스며듭니다..

아, 이 남자는 이렇게 힘겹게 발걸음을 옮겨서 답없는 직진을 해나가고 있구나하고 말이죠, 그가 반복적으로 기억해

내고 한걸음 한걸음 이어나가는 그 행위에 우리는, 아니 저는 알지도 못하는 공감을 느낍니다.. 왜일까요,

전혀 의미는 다르지만 하루하루 반복적인 삶의 테두리속에서 변함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이시대의 남성의 책임감?

또는 지리하고 기약없는 미래의 희망을 조금이나마 발견하기 위해 발버둥치며 오늘도 직전하려는 힘겨운 발걸음?

모르겠어요, 그냥 첫 몇 단락속에서 제가 느낀 느낌은 그래요, 이 작품은 분명 SF물이고 이런저런 시공간의 왜곡된

과학적 상상력을 의도한 설정임에도 전 그랬습니다..

 

과학도 모르겠고 철학도 모르겠고 문학적 은유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가 행하는 행동의 이유에 대한 공감 하나만

생각하더라도 좋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그가 상상한 그만의 지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떠나버린 자신의

유일한 사랑을 되찾고자 그는 그녀가 그에게서 멀어진 이유인 그의 과학적 집착을 끝까지 완성해서 다시금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은 가장 개인적이고 가장 일반적인 욕심과 바램이라는 거만 봤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도 봤구요,

솔직히 전반적인 작품의 이해적인 측면에서는 아주 모자릅니다.. 전 제가 앤트맨도 아닐뿐더러 양자역학이나 시공간

의 과학적 상대성 이론등은 어려우니까요, 다만 그가 행한 모든 발걸음은 단순한 과학적 이론의 해결론과는 다른

보다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바램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만 봤습니다.. 전 지적 능력도 없고 아는 것도 없지만 저 역시

그때 그순간, 그때 그당시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게 어떻게든 그때 그사람들, 그때 그 당시로 돌아가서 알려주고 또

제가 실수하고 후회하고 무엇보다 그로 인해 평생을 고통받고 살아가지 않게 하고 싶은 욕망을 가집니다.. 변함없이,

하지만 아시잖아요, 바꿀 수 없는거,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보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시공간의

연속성을 바꾸게 되면 그 나비효과의 끝이 어떻게 변하게될 지, 쓸데없는 말이 많았습니다..

여하튼 즐거운 작품 꼼꼼하지 못하게 잠시 짬을 내어 허투루 읽어봤지만 읽은 시간만큼은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른 작품들도 또짬(?!)을 내서 읽어볼께요, 응원할께요,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작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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