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이 비끄러진 그곳에는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괴수를 위한 시간 (작가: ON, 작품정보)
리뷰어: 가온뉘, 19년 6월, 조회 99

* 저는 괴수시간 이전, 배터리어 시리즈부터 읽어왔던 독자임을 미리 밝힙니다!

* 저랑 다른 시리즈도 같이 읽어주세요8ㅁ8!!! 잘해드릴 수 이따!!!! 배터리어 시리즈! 벽 너머의 삶!!


계승의 숲, 프롤로그를 읽자마자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웠다면. 축하합니다. 당신은 지금 막, 현실의 가장자리에서 발을 미끄러져 환상의 경계에도 걸음을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분명히 판타지 소설이라 들었던 것 같은데, 하면서 첫 화를 펼치면 그냥 흔한 일상이 보인다. 늘 그렇듯, 사건이라 불리울 만한 것들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중에 터지기 때문에 사건인 것이므로 무대에 오른 이들의 정보를 하나둘 주워가며 잠시간의 안녕을 즐기다보면(물론 그 현실에 연쇄실종 같이 딱 봐도 나 사건이요, 하는 분위기가 있긴 하지마는. 안타깝게도 연쇄실종은 우리네 현실에서도 곧잘 보는 소식이다) 갑자기 훅, 하고 비현실이 치닫는다.

비현실과 현실의 경계는 이렇게 얄팍하다.

서아의 시점에서 보자면, 그녀는 평범한 경찰 지망생이고 그야말로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지만, 이미 그녀가 모르는 새에 몇 번의 헛발질이 환상에 내딛었고 그 때마다 리현이 서아의 눈을 가려 다시금 현실로 내보내기를 반복해왔다.

그리고 현실에서 한 번 비끄러진 사람은 기어이 끝끝내, 환상의 경계에 선 사람이 되어버린 거다.

찬찬히 등장했던 사람들을 떠올려보라면, 서아의 주변에는 이미 그녀의 보편적 현실에서 벗어나는 인물들이 널려있다. 충분히 비현실적인 꿈의 경계는 그녀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세를 넓혔다. 그렇다면 사실 서아의 현실이라 함은 오히려 이 환상의 세계는 아닐지? 그런 생각도 문득 들고 마는 것이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그래서 누가 결정짓는 거지? 사실 한 걸음만 옆으로 비끼면, 방금 나를 스치운 그림자를 들여다보면, 저기 햇빛 아래의 모퉁이 하나만 돌면 갑작스럽게 세상은 뒤집히고 마는 것을.

4부까지의 이야기를, 이윤의 미로를 벗어난 서아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고, 그래서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다가, 직면해야하는 그 순간-이제 그녀가 살아가야할 새로운 현실을 마주하는 그 순간에 대답한다.

이 환상의 경계를 밟고 살아가겠다고.

정확한 대사를 부러 옮기지는 않았지만(그 맛은 처음부터 쭉 읽어온 서사가 쌓여서 터지는 순간이니, 아직 작품을 읽지 않았다면 책처럼 느긋하게 읽어주면 좋겠다! 그 순간의 빛남이란!) 평범한 인간의 발버둥, 빛남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쫒겨난 격변 속에서 인간은 투쟁하며 살아간다. 어떻게든.

이제 본격적으로 환상의 막이 활짝 열렸으니, 함께 경계를 밟는 자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ON 작가의 글을 7년 가까이 읽어온 독자로서 자부하건데, 이야기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믿어도 좋다.

 

P.S. 이 작가님, 인간찬가 사랑하는 분이에요. 그 어떤 상황에서도 투쟁하는 인물을 보고싶다면 츄라이 츄라이!!

P.S.2. 작중에 나온 아이샤, 구연은 배터리어 시리즈의 인물입니다. 관심잇는 분은…언제든…컨택….진짜 투쟁하는 인물의 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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