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작가님께 한가지 부탁을 드리자면 제목에 띄어쓰기를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민속신앙과 서사무가에 대한 문외한인 저는 처음에 이 제목을 보고 ‘점례아 기본풀이? 무슨 문제집 같은 건가…’
하는 멍청한 생각을 하고 읽었다가 다 읽고 나서는 얼굴이 화끈거렸답니다….
부끄러움은 온전히 저의 몫이니 일단 제쳐두고, 이 글은 의외의 진입장벽이 생기는 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끄러운 글솜씨에 리뷰를 남겨봅니다.
제목이 조금 어려운 편인데 무엇보다 띄어쓰기가 안 되어있다보니 저처럼 무지막지한 무지를 원치않게 드러낼 수도 있고, 도입부의 설명은 후반부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설명하기엔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매 작품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시는 작가님의 성향상, 역시나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고 독특한 구성의 이야기를 보여주시는데 이번엔 일종의 설명문 형식을 가진 코스믹호러입니다.
뛰어난 영적인 능력을 가진 점례가 먼 우주의 엄청난 존재를 알아채는 과정을 민속굿의 서사무가 형식을 빌어 서술하셨는데 읽어보시면 ‘역시 이분이구만.’ 하는 감탄사가 나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만, 글이 건조한 문체로 이어지다보니(이런 방식의 호러는 많이 접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녹차빙수님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보니 저는 나무위키에서 발췌해오신 글로 생각될 정도였답니다.) 글의 후반부까지 긴장감을 이어가는 힘이 조금 떨어지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갖은 고초를 겪으며 힘들게 살아온 점례는 자신이 가진 뛰어난 영적 능력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게 되지만, 다른 무속인들의 시기로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장돌뱅이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러던 중, 오랜 가뭄 끝에 조정에서 무속인을 모으게 되고 점례 또한 그 곳에 참가하여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자 하는데 그 곳에서 그녀는 자신의 세상 너머에 있는 상상도 못 할 존재를 알아채게 되지요.
전반부의 건조함을 순식간에 해갈하는 멋진 반전과 결말까지 단숨에 달리게 만드는 흡인력이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브릿G에는 많은 훌륭한 작가님들이 계시고 항상 멋진 작품들을 보여주시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신선하고 상큼한 걸 찾으신다면 저는 자연스럽게 녹차빙수님의 글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항상 새로운 걸 보여주시면서도 글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서 머리 속이 상쾌해지는 느낌을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