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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작품: 엄마가 알아서 할게 (작가: 스파이비, 작품정보)
리뷰어: 주디, 19년 1월, 조회 31

스파이비 작가님의 <엄마가 알아서 할게>라는 작품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우리가 익숙하게 본 장면이었고, 영준이 본 20년 전에 있었던 끔찍한 일은 아직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겪었던 일들의 이야기가 더 서늘하게 느껴졌다. 아침 프로그램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그와 함께 많은 일들이 회고록처럼 지난 일들을 이야기 한다. 잘했던 일, 후회했던 일, 아쉬웠던 일들이 주마등 같이 쓸려 나갔다 다시 쓸려 그들의 눈가에 눈물을 촉촉히 적시곤 한다. 그들의 사연들을 들으며 웃고 울지만, 들춰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쏟아 내는 경우는 그리 많이 있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은 SNS가 발달된 덕분인지 그들이 들춰내고 싶지 않은 지난 일들의 얼룩들이 자주 누군가에 의해 그들의 맨 얼굴을 드러나게 만든다. SNS의 순기능하고 할지, 아니면 세월이 흘러 그들을 기억해내지 못할 것 같아 나오는 자신감인지 몰라도 그들은 자연스레 신분을 세탁하고 사람들 앞에 드러낸다. 자신들이 살아온 모습을. 아주 당당하게!

 

영준이 3학년 때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던 호철은 특수반에 다녔고, 다운증후군이라는 생소한 이름에 아이들은 호철을 놀려댔다. 평범한 것과 거리가 먼 것 같은 아이들은 금새 호철을 자신의 밑으로 깔아두고, 눈빛으로, 폭력으로 호철을 가해하며 자주 괴롭혔다. 물리적으로 호철을 괴롭힌 아이들도 나쁘지만 그를 눈빛으로 깔아뭉기던 여자 아이들도 때리는 것 만큼이나 호철을 가해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강훈이 그런 호철을 물리적으로 괴롭혔고, 반장인 경혜는 그러지 말라고 말렸으나 강훈은 경혜와 호철을 묶어 놀려댔다. 내심 호철의 존재가 싫었으나 반장으로 의무를 다하고자 했던 경혜는 그의 말에 울음을 터트리고, 그것이 사건의 하나의 전조로 이야기는 더 큰 파장을 남기며 진행된다.

 

하천가에 누군가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형사들은 교장을 만나러 학교에 왔다. 호철이 하천에서 죽었지만 용의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형사들이 용의자를 수색하는 상황이 맞닥들여졌다. 호철이 죽었던 현장에서는 피 묻은 발자국이 있었고, 영준의 눈에 익숙한 장미문양의 하이힐이었다.

 

“우리 딸, 엄마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그러니까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알았지? 걱정하지 마. 어른들이 해결할 문제야.”

 

20년 전에 있었던 일이나 지금이나 한발짝도 넘어서지 않았던 시간들이 다시 도래하는 것 같았다. 뉴스나 영화 드라마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이야기였지만 익숙하다고 해서 가슴이 서늘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읽었던 만화 <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에서 만화가인 오키타 밧카는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을 담았는데 이 작품 역시 우리가 보고싶지 않는 칼날을 엿보는 것 같았다. 제목 그대로 ‘엄마가 알아서 할게’라는 말 한마디가 주는 안온한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칼날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가장 편한하고 편안한 울타리 같은 말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생활 속에서의 폭력은 때리지 않는 것 보다더 잔인하고 날카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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