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귀여워서 죽고 싶어.
고양이. 만큼이나 매력적인 동물은 흔치 않다. 아홉 개의 목숨, 마녀의 하수인, 불길함의 상징, 몽환적인 존재, 저주, 으레 그런 것의 이미지가 덮어씌워졌던 것은 고양이가 너무 귀엽고 요염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소설을 누르고 말았다. 고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기만 하면 무의식중에 그렇게 해 버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만 고양이 없어.
꿈을 걷는 고양이. 꿈을 걷는. 아주 새로운 표현은 아니다. 익숙하기까지 한 표현이다. 그러나 그런 것이 내용의 진부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소설 또한 마찬가지였다.
고양이의 시선, 고양이의 자유분방함, 고양이의 제멋대로인 마음, 고양이의, 고양이의. 화자인 고양이가 나에게 직접 이야기를 해 주는 듯한 서술, 그리고 그 어투가 마음에 들었다. 귀엽잖아? 지저분한 방을 좋아하는 고양이.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 키보드가 안락해 보이는 고양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변덕스러운 고양이!
온통 고양이 얘기만 한 것 같지만, 그야 고양이 얘긴걸. 고양이 왕자님의 다른 편지들도 빨리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