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재미있는 단편 괴담을 본 것 같습니다.
글은 의도적으로 대사에 있어서 따옴표를 배제했습니다. 괴담의 반전을 위한 복선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사가 누구에게 배정됬는지 알아보기가 무척 쉬웠습니다.
이 점이 껄끄러울 수도 있었던 점을 잘 깎아내린 것 같습니다.
또, 괴담은 상당히 기술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같은 떡밥으로도 결말까지 꿰어 찬 독자도 있고, 전혀 모르다가 결말을 맞는 독자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이야기는 ‘오래 알고 지낼수록 헤어지기 힘드니까?’ 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뀝니다.
정확히는 대화의 주도권이 코코에게로 넘어가는 부분이죠. 이 부분이 명확합니다.
눈치가 좋은 독자분들은 초반부터 “괴담? 띄어쓰기가 없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지?” 하시면서 맞추셨겠지만, 소수겠죠.
각설하고, 이 명확하게 갈리는 선이 인상깊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후반부가 힘이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공포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겠지만, 그 근원에는 미지(未知)가 있지 않을까요?
작품에서는 공포의 원인인 코코를 너무 샅샅이 들어낸 기분입니다.
이런 부분을 가장 예술적으로 연출한 장면으로 시카리오의 심문씬을 꼽고싶습니다.
대체 왜 물을 먹였을까요? 그것도 모자라 왜 물 한통을 더 가져왔을까요?
답은 없이 카메라는 하수구 커버를 클로즈 업합니다.
곧장이라도 피가 흘러들어갈 것 같지만, 그 장면은 여기까지입니다.
아무튼, 이부분은 제 개인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취향 나름이죠.
제가 본 괴담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글을 읽으며 상당히 좋은 기억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