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 또한 감상

대상작품: 《영일이와 영원이》 (작가: VONN, 작품정보)
리뷰어: 독자 7호, 3시간 전, 조회 8

영일과 영원이 서로 껴안으며 만들어냈던 그 거대한 빛의 폭발은,

어느 방 안 모니터 속의 작은 ‘에러 메시지’로 남은 채 차갑게 식어버렸다.

 

어딘가의 영일과 영원일지도 모른다. <삼국지>의 유비, 조조, 손권이 각자의 대의를 품어 이루고자 한 통일과 대흥의 대하서사시가 오호십육국 분열이라는 처참한 결말에 도달한 것처럼.

헛되디 헛된 삶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태어난 이상 살아가야만 한다. 설령 그 끝이 고장 난 그래픽카드같은 허무한 결말일지라도 우리는 꿈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인간찬가는 불가능한 용기를 향해 나아갈 때 그 찬란한 빛이기에.

유비는 이릉에서, 조조는 한중에서 패배하여 생을 마감할 때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격한 허무감에 시달렸을지 모른다. 그 최후가 만들어낸 미학이야말로 내가 가장 동경해 마지않는 독자로서, 그리고 작가로서의 신념이기도 하다.

 

빛은 비명보다 빠르게 팽창하며 하늘과 땅, 그리고 전장의 모든 것을 지워버릴 듯 밝아졌다.

그리고 정점이 이른 찰나,

 

You Say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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