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국밥 한 그릇 하실래예? 감상

대상작품: 국밥 (작가: 라그린네, 작품정보)
리뷰어: 당근, 18년 11월, 조회 28

‘국밥’

국에 밥을 말아내는 음식으로, 사람들마다 먹는 방식은 다양하다. 나는 밥은 따로 달라고 주문하고 적셔먹는 타입이다. 우리 집은 겨울이 오면 얻다 보관했는지도 모를 거대한 냄비에 사골 국물을 우려낸다. 끓이고 끓이고, 계속해서 끓이다보면 투명했던 물이 어느새 뿌옇게 변한다. 국밥을 좋아하는 마음도 비슷한 듯 싶다.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우려진 뼈 국물처럼 스며들었나 보다.

그래서 인지,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국밥을 참 좋아한다. 직장 근처 유명한 순대국밥 집은 더우면 더워서 보양하기 위해, 추우면 추워서 몸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늘 사람이 붐빈다. 나 역시 그 줄에 늘 서있다. 그리고 이렇게 군침이 도는 <국밥>을 써내려 간 작가도 서 있었겠지.

작가의 글을 읽으며 든 생각은 단 하나다. ‘아, 이 사람 먹을 줄 아네.’ 아무리 자신이 겪은 일을 풀어 적는다해도 텍스트를 이미지화하는 것은 특별한 능력이다. 그리고 이 작가는 그런 능력이 있다. 한 문장을 읽으면 내게 숟가락이 생기고, 그 다음 문장을 읽을 때 국밥의 연기가 눈앞에 희미하다. 어느새 뜨끈한 국물을 들이킨 듯한 이 반(半) 에세이에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누군가 적은 트위터 메세지가 있다. ‘한국인은 종교만큼 밥을 중요시해서 성경을 찢거나 이런 것보다도, 하얀 쌀밥에 담배를 비벼끄는 그런 걸로 큰 모욕감을 느낄 거라고…’

이글을 읽는 순간 저 메세지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감히 국밥을 건드려? 냄새가 싫으면 콩나물 국밥이 있고, 그것도 싫으면 ○○국밥도 있고…’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일 수 밖에 없는 국밥 전쟁. 이 뜨끈한 국밥을 들이킨 듯한 글을 읽고 있자니 소주 한 잔이 생각난다. 다음 글은 소주의 청량함을 담은 에세이이길 내심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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