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도 온도가 느껴질 때가 있다. 뜨거운 열정이 가득 담긴 글. 이처럼 ‘뜨끈한’ 글은 오랜만에 접한다. 하지만 온도가 뜨끈해지면 공기의 온도는 가벼워 붕-뜰 수밖에 없다. <나만 못해>을 다 읽은 후 느낀 감정이 딱 그렇다. 작가의 열정은 느껴지지만,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무게’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 같다.
‘터덜, 투덜, 너덜, 덜덜덜…’
발음이 유사한 단어를 연속으로 배치해 읽는 이가 자연스럽게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한 점은 인상적이다. 다만, 그 흐름이 작가만의 특징이 되려면 조금 더 다양한 글을 적어내려가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플랫폼이 존재하는 것이겠지. 쉽게 예상되는 스토리였으나, 주인공의 나이만큼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성격만큼은 확실하게 드러난다.
대부분의 이야기에는 ‘기승전결’이 존재한다. 모든 ‘글’에 해당할 필요는 없으나 이처럼 호흡이 짧은 글에서 ‘결’이 모호해지는 순간, 실망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작가와 이 작품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글을 다양하게 접한다. 소리내어 읽기도 하고 직접 손으로 적기도 하고, 심지어는 중고서점에 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호흡에 담기도 한다. 이 모든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마지막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 싶은 욕망을 품는다. 그러나 그 욕망을 실현시키는 사람은 좀처럼 드물다(나 역시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가가 앞으로 쓸 작품이 더욱 기대된다. 처음으로 쓴 작품이 당연히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아픈 손가락을 결코 잊지 않고 계속해서 글을 업로드해주길 소망한다. <나만 못해>를 바탕으로 한 장편의 소설을 기대하며,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