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풀잎 같은 느낌의 글. 공모 브릿G추천

대상작품: 비익연리의 종이학 (작가: 피커, 작품정보)
리뷰어: truewriter, 18년 10월, 조회 64

오랜만에 리뷰를 위해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려봅니다.

 

읽는 내내 학창 시절이 떠오르는 글이었어요.

읽으면서 간혹 웃음이 절로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는 소설의 주인공들만큼 로맨틱하거나 두근거리는 학창시절을 보내지는 못한 사람입니다만,

그래도 학생 때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순수함이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그건 뭐랄까, 아직 삶의 복잡 다단한 문제에 직면하기 전의 상태… 그런 순수한 상태인 거죠.

사회문제, 어른이 겪을 법한 복잡한 시련들에 아직 물들어가기 전에, 자신에게 다가온 하나 하나를

진지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그 시절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분이 아직 고등학생이신가? 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그 때만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이 매우 생생하게 드러나서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맞나요?)

 

그리고 리뷰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글 잘쓰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이 글에서 제가 독자로써 좋다고 느꼈던 것 중 또 하나는 지루하지 않게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거였죠.

(저도 작가로써 글을 쓰는 입장이지만, 쓰면서 글이 늘어지거나 해서 굉장히 지루한 진행으로 넘어가기

쉽다는 것을 알거든요. 실제로 제가 많이 겪었던 일이기도 하구요. ㅠㅠ)

 

주인공과 여자친구가 종이학을 접으면서 보내는 시간들이 아주 짧은 대화형으로 휙휙 지나가는데

좋은 진행이였던 것 같아요. 일단 지루하지 않았고, 두 사람의 대화도 그럴 듯 했거든요.

 

또한 종이학이라는 소재가 이렇게 쓰인다는 것이 신선했던 거 같아요.

종이접기, 특히 종이학… 하면 왠지 80년대 90년대에 유행했던 옛스러운 무언인가로 느껴지는데,

이것이 지금 2018년도의 어린 청춘들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매개로 쓰고 있다는 게 참 재밌습니다.

그 소재가 종이학이라서 더 순수하고 지고 지순하게 여겨졌던 것 같아요.

종이학, 종이접기는 정말 손으로 하나 하나 완성해나가야 하는 ‘정성’ 이 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게다가 주인공의 여자친구는 병으로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매우… 클래식하고 이미 익숙한 스토리 라인이기도 하지만, 스토리 자체는 전혀 신파적인 성격을 띄고 있지 않아요.

마지막에 여자친구가 주인공한테 남기는 편지에서조차 유쾌한 유머가 남아 있거든요.

(특히 ‘이게 귀신 파워다’ 라는 구절은 위트 있었어요. 누가 죽으면서 니가 시험 잘 본 이유가 나 때문이며,

‘이게 귀신 파워다’ 라고 나한테 편지를 남겼다면, 슬프다가도 빵 터졌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대놓고 슬프지 않아서 그런지, 좀 더 아련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깔끔하고 좋았던 글이었습니다.

 

리뷰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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