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래솔래님의 미륵불의 진실된 사랑을 읽고 공모 브릿G 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미륵불의 진실된 사랑 (작가: 도래솔래, 작품정보)
리뷰어: 녹음익, 10월 6일, 조회 110

안녕하세요, 작가님. 작품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작가님만의 고유한 세계관이 잘 드러나는 독특하고 개성적인 글이었기에 새롭고 산뜻하다는 인상을 품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을 꼽자면 역시 작품의 시적인 측면이었습니다. 문체는 독특하게 운율이 맞아 읽기에 즐거웠고, 만화경처럼 찬란하게 변화하는 이미지는 눈으로 보는 것만 같이 생생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의 반영이지만 기본적으로 낯설 수밖에 없는 생경한 세계를 몽환적인 분위기로 묘사하고 있으면서도 이야기가 진전됨에 따라 그 세계관이 단단하게 구축되어 나가는 느낌이었기에 배경이 되는 공간의 설정도 허투루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만 작가님께서 리뷰공모를 여시며 당부하신 말씀에 암시된 것처럼 저 또한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다소의 곤란함을 겪었습니다. 초반부부터 주제가 전면에 드러나 있었기에 손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는데, 막상 작품이 흘러가기 시작하자 오히려 말씀하시고자 하는 의도를 짚어내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독자로서 저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았던 점이 가장 큰 문제였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혹여 작가님의 고민에 자그마한 도움이 될까 싶어 글 읽기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부족하나마 제가 나름대로 파악한 바를 말씀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다 읽고도 머리가 굉장히 복잡했기 때문에 여러 차례 반복해 읽으며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해석해보아야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마법사 미르와 주인공인 유녜 간의 사상 다툼을 기반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르는 중생들을 구제하려 노력하지만 사람들의 불성이 아직 때에 이르지 않아 결국 하생에는 이르지 못하는 미륵불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보였습니다. 반대로 유녜는 속세의 인간이기는 해도 일단은 주인공인 만큼 부처의 이상과 현실의 미명 속에서 갈등하는 중간자적인 인물이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작품을 여러 번 읽고 제가 파악한 바로는 이렇습니다.

그러나 이런 관점에서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아주 미묘하게 엇나가는 부분들을 매우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탑은 탑이되 탑을 이루는 벽돌들이 전혀 균형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이 부분이 기묘하다라고 한 문장으로 기술할 수 있는 느낌이라기보다는 1, 2번 하고 개조식으로 기술하여야 인식될 수 있는 균열들이 작품 전체에 걸쳐 세밀히 깔려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미르는 진실된 사랑이라는 일종의 이상을 설파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속세의 신고만난 속에서 살고 있던 유녜는 그런 사상에 본능적으로 감화되면서도 현실의 벽에 부딪쳐 사상누각 같은 미르의 말에 의혹도 품게 되지요. 미르가 하는 말이야 좋지만 그렇다고 유납 씨와 불륜을 하고 있는 세 번째 처녀가 진정 행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접하게 되면 사실 유녜의 관점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결국 작품의 말미에서 유녜는 미르의 이상을 결국 조건부로 거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혼동되는 부분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일단 작품 초반에는 현세복탁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던 미르가 왜 작품의 말미에는 세속의 복락을 들이밀며 유녜를 유혹한 것인가요? 여태까지 속세의 행복보다는 진정한 사랑이 우위에 있다는 사상을, 유납 씨와 불륜하는 여자를 자기 이상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기까지 하면서 설파하지 않았었나요? 유녜가 너무 좋아서 변심한 것일까요? 그런데 결말부에 할가비 씨가 하는 말을 보면 미르가 미륵불이 맞는 것 같은데 변심하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요? , 이런 식으로 혼란스러웠다는 것입니다.

사실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면 이때 미르가 취하는 태도는 이상적인 사랑의 연장선상에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두 가지 경우가 모두 가능한 것이지요. ‘이상적인 사랑의 연장선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유녜가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기 위해 미르를 구했으니 미르로서는 자신도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고, 쟤도 진정한 사랑을 추구하니 우리는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유혹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제가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진짜로 변심한 것일 수도 있고요. 두 가지 경우가 다 가능한데 둘 중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 길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은 미르는 첫 번째 관점으로 생각했고 유녜는 두 번째 관점으로 오해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화를 읽어보면 미르는 계속해서 이건 그거랑 다른 거야. 사랑은 이뤄져야 마땅해!’라고 말하고 있고 유녜는 분명 너 딴소리 하네?’라는 말을 미르에게 하거든요.

만약 작중에 제시된 단서들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유녜가 정확히 본 것이고, 미르가 미륵이 맞으니 변심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면 결국 이 상황 자체가 미륵이 유녜에게 제시하는 일종의 시험이라 생각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유녜는 미르의 청혼을 받아들여 시험에 탈락하거나 혹은 진정한 사랑을 원한다는 의견을 피력해 시험에 통과하는 전개가 나왔어야 할 것 같은데 최종적으로 제시된 메시지는 또 다른 것이었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진정한 사랑이라는 말은 좋지만 현세에서는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하다라는 것이 가장 마지막에 나온 결론이었습니다. 아예 뜬금없지는 않고, 이전까지 제시된 장면들을 잘 생각해보면 나올 법한 이야기이기는 한데, 뭔가 괴이하게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기분이었습니다.

유녜가 작중에서 보이는 입장을 시간 순으로 따라가보자면 (1) 좋은 남자 최고! (2) 미르라는 놈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이상적인 사랑이라는 게 좋은 것 같은데 유납이랑 불륜을 하는 여자를 보니 또 마냥 사랑만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3) 세 남자 놈을 보니까 특히 세 번째 남자가 좋아 보이기는 해도 일단은 미르를 구해서 이상적인 사랑이라는 것을 한 번 믿어보자! (4) 이상적인 사랑이라는 것을 믿었는데 미르라는 놈이 갑자기 청혼을 하면서 반대되는 소리를 하네? (5) 미르의 이상은 아직은 세상에 대입하기 너무 이른 것 같다. 빠이빠이~!

저는 (4)번을 긍정한다고 해도 (5)번이 어째서 이어지는 것인지를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4)번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 드렸기에, (5)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4)번의 시점에서 유녜는 미르를 분명히 이상을 얘기하다 말을 뒤집는 파렴치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5)번에서는 또 미르가 가지고 있는 사상이 이상적인 사랑이라는 것이라는 점을 긍정하면서 네 이상이 현실에는 맞지 않으니 너를 차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방금 미르가 그 이상이라는 것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는 것을 면전에서 보았고, 그 점에 대해 자기 입으로 비난했으면서, ‘네 이상이 현실과 맞지 않아 찰게라고 말하는 것이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유녜가 미르를 거부하는 결말을 내겠다고 할 때, 만약 유녜가 이상적인 사랑을 긍정하는 입장이었다면 너 실망이야. 난 이상적인 사랑을 추구하겠어!’하면서 찼을 테고, 현실적인 사랑을 선택하는 경우였다면 너 실망이야. 사랑은 현실이고, 네 보화는 탐나지만 넌 나에게 거짓말을 했어!’하면서 찼다면 이해가 되었을 텐데, ‘네 이상이 현실과 맞지 않아 찰게라는 것은 결국 현실적인 사랑을 따르겠다는 말이고, 이미 미르는 현실적인 사랑을 따르는 입장을 내보였으니 그냥 미르와 결혼했으면 되는 것 아니었나요?

그리고 작중에 등장한 세 남자라던가 이런저런 설정들을 집어 넣으면 또 다른 얘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세 남자는 현실적인 사랑의 대상물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을 가난’, ‘포악’, ‘완벽하는 식으로 나눠서 보여주신 의도가 잘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쓰다 보니 계속 말이 길어져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머리가 나빠 글을 잘 이해하지 못해 주절주절 말만 늘어놓아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제가 이렇게 글을 써서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모든 내용이 이렇게 생각해도 말이 되는 것 같고, 저렇게 생각해도 말이 되는 것 같은데 결국 어떤 관점을 선택해도 모순되는 부분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작가님의 의도를 여쭤봐도 될까요? 이 작품을 여러 번 읽다 보니 진짜로 너무 궁금해졌습니다.

여하간 정말로 재미있게 읽은 소설입니다. 그렇기에 제 글이 작가님의 근심을 약간이나마 덜어 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럼 건필하세요!

 

p.s.

이건 그냥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미륵상을 우유로 씻기는 관습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될까요? 제가 피케이라는 인도 영화를 보면서 거대한 불상을 우유로 목욕시키는 장면을 보았는데, 호기심이 생겨서 찾아보려고 해도 키워드를 잘 찾지 못하겠더라고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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