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동물들”에는 동물이름의 닉네임을 가진 세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라이언 – 내성적인 성격의 살인청부업자. 일을 마친 후에는 산과 계곡 등에서 혼자 야영하며 책읽는 것을 즐김.
불면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는 킬러가 있다니…
치타 – 라이언과 같은 조직에 속한 여성 살인청부업자. 라이언과는 조직내 동기로 친분관계가 두터움.
울프 – 라이언이 속한 조직의 보스 (BOSS)
작가는 이야기를 지탱하고 있는 이 3명의 인물들을 육식동물의 습성을 잘 포착하여 케릭터로서 형상화하고 있다. 육식동물 중에서 가장 흔하고 널리 알려져 있는 사자와 치타, 늑대지만 오히려 잘 알려진 동물들의 습성이 짧은 이야기 안에서 케릭터가 내표하고 있는 분위기와 특징들을 잘 보완해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치타는 암컷의 경우 새끼를 데리고 있을 때가 아니면 홀로 생활하는 반면 수컷들은 나고 자란 형제들끼리 2~3마리씩 무리를 지어서 생활한다고 한다. 이는 여성 킬러인 이야기속 치타의 모습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늑대는 보통 리더가 가족을 이끄는 형태로 12마리 정도가 무리를 이루어 모여살며 사냥할 때도 무리의 팀워크를 이용한다. 사냥방식이 과격하지만 조직적이며 특히 자기 무리 안에서는 서로 협력과 의사소통을 활발히 하는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울링’으로 알려진 그들의 울음소리는 무리의 동질감을 확인하거나 의사소통을 위한 것이다. 또한 무리를 이루는 가족을 중시하는 것도 늑대의 특징이다. 심지어 자신이 낳지 않은 새끼도 무리에 들어오면 함께 책임지고 돌본다고 한다. ‘정글북’의 모글리와 ‘늑대소년’의 송중기의 케릭터는 이러한 늑대의 습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다. 이야기 중 조직의 보스가 가질만한 특징들이 늑대의 습성이 잘 대변하고 있지 않은가?
다소의 의문이 들면서도 동시에 기대가 되는 것은 라이언이었다. 보통 사자는 10∼20마리가 무리를 지어 살며, 사냥은 주로 암컷들이 하고, 수컷은 자기 세력권을 지킨다고 한다. 사자들의 사냥방식은 공동작전으로 무리 일부가 사냥감을 추적하고, 나머지는 잠복 대기하였다가 덤벼들어 잡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주변과의 관계를 거의 하지 않으며 혼자서 활동하는 주인공의 특성을 대변하는 육식동물은 사자 보다는 시라소니 등 다른 동물도 많았을텐데 작가는 주인공의 닉네임을 왜 라이언으로 하였을까? 라이언이 가진 의미는 은밀하게 자신의 세력권을 가진채로 어떤 목적을 위해 현재의 위치에 있는 설정일까? 아니면 애니메이션 라이언킹 처럼 시련을 겪어난 뒤 진정한 왕으로 복귀한다는 암시일까? 짧은은 이야기에서 못다한 작가의 남겨진 이야기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