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세계관, 거기에 전혀 먹히지 않은 캐릭터의 힘 (1~41화, 1권) 감상

대상작품: 안개의 사자 (작가: 송주희 출판, 작품정보)
리뷰어: 쎄씨, 17년 6월, 조회 331

힘과 권위는 월등하나 열등감이 굉장히 심해서 감정 컨트롤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헬,

신들의 제왕으로 태어났으며, 그녀를 늘 한결같이 사랑하고 헬이 깽판친걸 늘 열심히 수습해주는 헬의 오라버니 카옐,

그리고 애초에 창조주인 아버지가 오누이를 만들어 낼 때 왕으로서 만들어냈던 배경 상, 있을 수 밖에 없는 대립자들.

이런 상황에서 정말 축복받아 태어난 아담이라는 아름다운 인간이 나타나면서 상황은 점점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세계관이 너무 확장되어서 세계관에 글이 먹히는 건 안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세계관이 크고 장엄하다는 걸 알리기 위해 어려운 단어들 쓰는 것도 정말 안 좋아하거든요.

신화를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헬의 위치가 매우 강한 힘을 가진 여신이자 셰올의 여왕, 키메라들의 어머니.

제가 싫어하는 저 위의 두 가지를 전부 포함할 가능성이 너무 높았던 겁니다…………….

 

읽어보니 이건 착각이었고, 세계관이 방대하고 크긴 해도 필요할때만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술술 잘 읽혔습니다.

이 소설은 확실히 방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저는 북유럽 신화와 수메르 신화는 전혀 모르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무조건 헬입니다. 헬이라는 주인공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지에 대한 얘기에요.

 

…사실 완전히 솔직하게 말하자면 헬이 얼마나 삽질하고 깽판치고 감정이 왔다갔다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세계관이 생각보다 잘 녹아내려서 읽기가 편했어요.

헬이 왜 이렇게 행동하고 이렇게 못돼먹게(…) 되었는지에 대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보니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할때 지루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정말로 중요한 포인트인게, 요즘 나오는 로판들의 세계관이 5등작에 유럽풍으로 보이지만 하나도 유럽아닌 공간, 귀족과 황실 이런 이야기만 줄줄 나오는게요. 저는 그 이유를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독자들이 낯선 세계관을 선호하지 않아요. 이 낯선 세계관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꽤 까다롭고요.

그래서 이런 유행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는데, 그 까다로운 걸 이 작가가 해냈네요.

 

와; 저 이 작가님 조아라에서 오래전에 연재하던거 본 적 있거든요. 살짝 조아라 유행에 편승하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래서 지금 1권 분량 다 읽고 너무 놀랐습니다; 1권 마지막 분량 올라오자 마자 리뷰 쓰는거봐요;;;

이거 작가님이 그 사이에 엄청 늘어버리셨거나, 혹은 진짜… 편집자의 힘이다;;;;;;;;;;;;;;;

 

 

이 소설은 헬이 알파요 오메가요 이야기의 중심이기에, 헬에게 애정을 붙이냐 안 붙이냐에 이 소설의 재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정말 감정이 왔다갔다 뛰노는 덕에 애정 붙이기 난이도 있는 캐릭터긴 합니다…ㅋㅋㅋㅋㅋㅋ

다행히 이 소설은 브릿지에서 1권 무료연재하는 작품.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