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잎 날리던 그 날을 추억하며… 감상

대상작품: 벚꽃잎 (작가: 리체르카, 작품정보)
리뷰어: 키르난, 18년 7월, 조회 61

제목이 매우 감상적이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면 그렇습니다. 길지 않은 매우 짧은 이야기지만 읽고 나면 괜히 머리를 한 번 쓰다듬게 되는 그런 소설이거든요. 벚꽃 진 지도 벌써 두 달이 훌쩍 넘었는데, 그런데도 가끔 이 소설이 떠오르더랍니다. 읽고 나면 그럴 겁니다.

 

이 짧은 소설의 시작은 어느 커뮤니티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게 트위터든, 아니면 한 번도 가보지 못하고 번역본만 가끔 보던 2ch이나 레딧같은 곳이건, 상주하는 인구가 많은 커뮤니티랍니다. 하여간 어느 날 여기에 짧은 글이 하나 올라옵니다. 뜬금없는 내용이지만, 또 올리기까지의 망설임도 묻어나는 글입니다.

“버스 앞자리 남자분 정수리에 벚꽃잎이 있어요. 얘기해 드려도 될까요?”

아마도 여성이 올린 것 같은 모양샙니다. 나른한 봄날에 늘어져 있던 이용자들은 벌떡 일어나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집니다. 그 사람이 누구냐, 어디냐 등등. 올린 이는 그 중 몇몇에 대해 다시 답변을 달아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요약하면
1.새로운 직장을 다닌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2.직장가는 버스에서 날마다 보는 남자분이고
3.솔직히 그 분께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이야기가 등장하는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립니다.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봄의 풋풋한 향이 묻어나는 글과 그 뒤에 이어지는 상황을 보고 다들 뛰어들어 이런 저런 훈수를 둡니다. 물론 그걸 받아 들이냐 마느냐는 올린이의 몫이지요.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는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참 묘한게, 뭔가 달달하고 풋풋한 것이 읽고 싶었던 때 이 소설이 불현듯 떠오르더란 말입니다. 봄도 다 지나고 더위와 습기에 녹아가고 있는 날이었음에도 이 소설을 떠올리니 괜히 피식피식 웃게되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결말까지 확인하게 되더군요. 짧은 소설이니 기운이 필요하고 뭔가 초심을 찾고 싶을 때 찾아 읽게 되나봅니다.

찜통에서 만두가 되어가는 분들께 다시 한 번 다음 해의 나른하고 느슨하고 따쓰한 봄날을 떠올리며 힘내시라고 추천해봅니다.

 

덧붙임. 그렇다고 한국의 봄날은 미세먼지지 않느냐!는 답은 하지 말아주세요. 원래 힐링이란 좋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데서 시작하는 겁니다. 다들 레드썬! 벚꽃잎만 기억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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