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메모: 마르가리타와 나 감상

대상작품: 마르가리타와 나 (작가: 엄정진, 작품정보)
리뷰어: 견월, 18년 3월, 조회 44

☞ 이 글은 총체적인 리뷰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글에 대한 감상입니다. 그리고 스포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견월입니다.

오늘 감상은 정말 주관적이 될 수밖에 없겠군요. 왜냐하면 마르가리타와 베헤모스를 출장지의 외로운 숙소에서 보게 됐으니까요.

까맣게 잊고 있던 그들을 여기서 보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 했습니다(작가님이 악마를 볼란드라고 하시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긴 합니다)

물론 이 작품을 읽다 보면 그 둘이 제가 알던 둘과 많이 다르긴 하지만 메마른 마음에 위안을 준다는 면에서는 비슷했습니다. 적어도 제게는요.

상실과 무력감에 빠져있는 지영에게 벌거벗은 채로 등장한(제 기억엔 이것이 역시 제가 마지막으로 본 마르가리타의 모습이었죠. 이젠 마법사 학교를 다니고 있네요) 마르가리타가 자유를 선사합니다. 그건 마음의 자유일 수도 육체적인 자유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환상일 수도 있겠지만 그럼 또 어떤가요. 잠시 동안이라도 해방을 맛볼 수 있다면요!

그리고 유쾌한 동화처럼 행복한 결말은 독자를 배신하지 않는군요.

문득, 만약 마르가리타의 마법 견습생 신분이 선의이든 아니든 거짓이었다면, 그게 아니라도 결국 지영을 날 수 있게 할 수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암울한 현실로 되돌아온 지영은 더 불행해졌을까요? 아니면 잠시라도 맛본 자유로 희망을 얻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들 어떠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타다가 꺼지는 불꽃이고 잠시라도 더 아름답게 타오를 수 있었다면 그 후를 탓하고 싶지는 않군요. 그게 우리가 소설을 쓰고 읽는 이유일 수도 있겠죠.

잠시나마 이런 즐거움을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PS. 다시 보니 제가 너무 단정해서 썼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99퍼센트 맞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부연하면, 작가님이 유명한 판타지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인물들을 염두에 두고 쓰셨으리라 가정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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