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인 리뷰입니다. 공모 공모채택

대상작품: 포츈독 (작가: TOKI, 작품정보)
리뷰어: 제오, 18년 3월, 조회 96

(저도 공모전에서 떨어진 처지에 비판적인 리뷰를 쓰는 게 우습기도 한데요, 그냥 써 봅니다. 리뷰 전체가 스포일러이니 주의하세요.)

우선, 이야기의 선악구도가 그다지 와닿지 않습니다. 이건 순전히 제 개인의 느낌일 수 있겠습니다.

이야기의 선악구도는 이렇습니다.

선: 인간이 잘 대해 주었거나 인간을 좋아한 개.

악: 인간에게 학대받아서 원한을 품은 개.

…뭔가 억울합니다!

사실 저는 반려견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뭐랄까, 위선적이라고나 할까요? 우선 개와 사람은 근본적으로 사고방식이 다르며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어서, 반려라고 부를 정도의 관계로는 발전할 수 없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개에게 하는 행위도 반려와는 거리가 멉니다. 사람들이 정한 규칙에 따르게 강제하며, 심지어 주인의 편의를 위해 성대수술이나 불임수술을 해버리는 게 어딜 봐서 반려일까요? 주인과 노예의 관계죠. 차라리 예전부터 쓰던 애완견이라는 말이 솔직하고 사실에 가깝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한 역을 하는 개들이 영혼이 맑고 착하게 그려지는 것이 불편합니다. 게다가 그들이 불우한 환경 때문에 비뚤어진 – 개들의 입장에서는 뭐가 비뚤어졌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 개들을 돕는 구도가 아니라 싸워 물리치는 구도인 것은 더 불편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일제시대 때 일본 제국 아래에서 잘 먹고 잘 사는 친일파가 독립군을 처부수는 것을 보는 느낌입니다.

혹시 후반부에 뭔가 반전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봤지만 없더군요. 긴 액션이 펼쳐진 끝에 선한 개가 악한 개를 어찌어찌 물리치는 것이 전부. 악한 개의 두목이 자기 주장을 해 보지만, 선한 개인 쿠드랴프카는 그 스스로 학대에 가까운 취급을 받았는데도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 편리하게도 사람에게 존경에 가까운 마음을 품은 채 그 주장을 무시해 버립니다. 안타깝습니다. 해맑은 우리의 주인공 저지는 두목의 주장을 들을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이제 액션에 대해 써 보겠습니다.

액션이 잘 이해가 안 갑니다. 머리 세 개 짜리 켈베로스가 포춘독 둘과 어떻게 각각 싸울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쿠드랴프카와 벅시가 불덩이가 되어 따로 날아다니며 싸운 걸까요? 저지가 아슬아슬하게 도망치는 와중에 씨앗을 심는 것도 타이밍이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나뭇가지를 켈베로스 배에 던지니 맥스가 튀어나오는 것도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구멍이 뻥 뚫린 걸까요? 그 뒤에도 켈베로스는 멀쩡해 보이는데 말입니다. 액션 시퀀스가 상당히 긴데, 보다 명확히 머리 속에서 그릴 수 있게 묘사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설정이 계속 등장하는 것도 약간 그렇습니다. 싸움이라는 게 양쪽편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 먼저 알려주어야 그 능력이 사용되는 것을 기대하고, 혹시 그 능력이 통하지 않으면 긴장이 되는 법인데, 도중에 새로운 것들이 계속 나오니 그냥 어떻게든 되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어 버립니다.

액션의 끝이 클라이막스 없이 흐지부지되어 버리는 것도 아쉽습니다. 다음 편을 쓰려고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두목은 그냥 바람에 날려 사라지고 부하 둘은 도망갔다는 말로 끝내는 건 좀 허무합니다.

그리고 문장.

비슷한 말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고(‘좋은 꼴’, ‘험한 꼴’ 같은 것), 문장에 군더더기들이 좀 있는 것 같지만, 이건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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