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보게 됩니다.
‘죽는 것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작중 주인공은 죽음이 가까워온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검은 형상(이른바 ‘저승사자’)’ 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검은 형상’ 은 죽음이 닥쳐온 사람의 모습과 유사한 형태로 그 주변에 나타납니다.
‘검은 형상’ 은 죽음의 순간이 다가올 수록 더 가까워 지고, 당사자의 모습을 닮아가며 점점 또렷하게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죽음의 순간을 알게되는 방법에 대해서 ‘죽음이 다가온다.’ 라는 말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설정은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러나 글 전체의 구성과 내용 전개는 자못 아쉽습니다.
글의 구성은 분량상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되는데, ‘검은 형상(이하 ‘죽음)’ 이 주변인들에게 나타나는 것을 본 뒤 그 정체를 짐작하고 확인하게 되는 과정과 주인공 자신에게 ‘죽음’ 이 보여지기 시작하고 난 이후 그에 대처하는 과정입니다.
글의 전반부에서 ‘죽음’ 에 대한 설정은 ‘검은형상’ = ”죽음’ 이란 것을 확인하는 과정만으로 소모되고 후반부의 내용 전개에서는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글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검은 형상’ 은 맥거핀으로 보여질 정도였고 후반부의 이야기로도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전달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삶에 대한 애착을 가진 주인공이 너무 쉽게 ‘죽음’ 을 받아들이는 내용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운해’ 의 ‘죽음’ 을 주인공이 의도를 가지고 바꿔내고 ‘죽음’ 이 운명이 아니고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주인공은 큰 저항 없이 ‘운해’ 의 행복을 빌며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바꿀 수는 없었을까요?
글의 재미는 ‘죽음’을 인지하는 흥미로운 설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족될 수 있었지만, 글 전체의 만족감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글이었습니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겠습니다.